첫 단추부터 잘 못 꿰어진 대구취수원 이전사업의 획기적인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위하여 원점에서, 새로운 협상카드를 제시하여 대구경북 상생발전의 롤 모델로 만들어야 한다. 첫 단추가 잘 못 꿰어졌다는 것은 낙동강 유수량의 1/3이나 되는 1일 50~100만톤 정도를 취수하면 갈수기에 하류구간 수량감소로 인한 수질악화(오염농도 증가)는 발생한다는 것과, 공단유해물질 유입사고는 완전차단이 어려우므로 낙동강 수질개선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과, 구미지역에 국한된 국가광역상수도사업으로만 추진한 것 등이다.그러므로 새로운 협상카드는 이러한 3대 조건을 보완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으로 바꾸어서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250만명의 생명을 담보하고 한 뿌리임을 강조해온 대구경북이 상생발전 할 수 있다. 대구시에서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되풀이하기 보다는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선택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3대 협상카드를 활용하여, 애타게 기다리는 500만 시도민의 숙원사업을 꼭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첫째로, 구미 상류의 1일 50~100만톤 정도의 대량취수 지점에 반드시 같은 수량을 보충해줘야 한다. 현재 매곡취수장에서 상류 취수지점까지 도수관로를 설치해서 취수량만큼 채워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구미에서 대구까지 60km의 병목구간에 수량감소 문제가 발생하므로 반드시 순환보충 하여 갈수기에 수량부족과 수질오염 농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둘째로, 공단유해물질 유입사고는 낙동강 수질개선과는 다른 문제이므로, 낙동강 재자연화나 창원, 부산 등 하류지역의 취수원 문제까지 대구취수원 이전과 연계시키지 말고 각 지역단위별로 특성에 맞게 해결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본다. 물관리 일원화와 낙동강재자연화로 수질환경을 개선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공단유해물질 유입사고를 완전차단 할 수 없다면 취수원을 상류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창원 부산 등 하류지역도 각 지역별로 공단유해물질 유입사고에 대비한 대체수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자연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낙동강 수질환경개선은 꼭 필요하지만 취수원 이전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셋째, 구미지역에 국가광역상수도사업으로만 국한시키지 말고 경북 북서부지역 지방자치단체의 광역상수도사업으로도 병행 검토하여, 대구 경북이 상생발전 할 수 있는 수리권을 확보해야 한다. 경북지역의 지방자치단체 광역상수도사업으로 연간 수도요금 300억원 정도의 세외수입과 취 정수 및 도 송수시설 운영에 따른 300명 정도의 일자리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경북도와 북서부지역 시군과의 협상력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비젼이 확실해지면 시군간에 경쟁적으로 대구경북 지방광역상수도사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이전 위치도 기존의 구미지역부터 상주, 문경, 예천, 안동지역 최상류까지 하천유지수를 순환보충 해주는 방식으로, 수량과 수질이 가장 적합한 위치를 선정하여 지방광역상수도사업이 가능하도록 중앙정부와 경북도와 공동으로 협상을 추진하게 되면 충분히 성공시킬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북서부지역은 농촌인구 감소와 경기침체로 고사 직전의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에서 대구경북 지방광역상수도사업을 운영하게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경북도청 이전과 연계하여 신성장 동력의 시너지효과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대구취수원의 상류이전 구상은 지난 2009년에 낙동강 최상류의 안동댐 취수계획을 발표하였으나 1주일 만에 낙동강 하천유지수량 부족문제로 바로 취소되었고, 10년째 구미상류 이전계획도 결국은 구미시에서 우려하는 취수지점 하류의 병목구간 수량감소와 수질오염 대책이 미흡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교착상태에 빠진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지금부터는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하천유지수량 확보방안과 대구경북 상 하류간에 상생발전 할 수 있는 WIN-WIN 전략을 제시해야 취수원 이전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최근 신정부의 물관리 일원화정책과 낙동강 재자연화 등으로, 대구취수원을 이전하지 않고 수질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주장이 대두되어 그동안 상류이전 방안이 다소 주춤하는 딜레마에 빠진듯하나, ‘91년 페놀’ ‘2009년 다이옥산’ 등 계속 터지는 공단지역의 중금속이나 미량유해물질 유입사고는 수질개선과는 상관없이 외부에서 순간적으로 침투되는 독성물질로서 정수처리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대구취수원을 상류로 이전하면 창원, 부산도 상류로 이전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낙동강 하류는 수질관리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이해는 하지만, 취수원 이전한다고 낙동강을 포기한다는 것은 논리비약이며, 500만 식수대란의 시급성을 감안해보면 현실적으로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본다. 향후 장기적인 대책으로 공단지역의 독성물질 유입을 완전차단 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고 낙동강 물도 맑아지면 그때는 경제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지점으로 취수원을 이전해도 무방할 것이지만, 지금은 모든 측면에서 그때까지 오랫동안 이상적인 취수원만 추구한다면 지금 당장 낙동강 하류의 500만 국민생명은 누가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 세상 모든 일들이 이론과 현실 사이에서 가장 안전하고 시기적절하게 이루어지듯이 영남권 식수문제도 한 단계 한 단계씩 현실적으로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안전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