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인 삶은 돈만을 추구한다. 돈만 있지, 이웃이 없는 사회서 우린 생활한다. 돈만 추구하기에, 우리 이웃은 경쟁의 대상으로만 보인다. 이런 탓에 현대는 피로와 과로의 사회다. 이런 시기엔, 인문적(人文的)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은 이웃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인문학(humanities)은 인간과 인간의 근원 문제와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은 경험적인 접근을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인문은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다. 사변적인 방법을 폭넓게 사용한다.
인문은 민주정의(民主正義)의 평등원칙에 더 적합한 용어다. 인문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다. 아랫돌이 어긋나면, 그 위로 쌓아 올린 모든 것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린다. 인문학은 삶의 아이러니, 부조리, 엇갈리는 의미 등에 주목한다. 우리사회는 늘 아이러니와 부조리와 뒤엉켜있는 것으로 평가해야한다. 인문학의 다른 이름은 ‘인간학’이다. 여기서 출발할 때는 신자유주주도 인문의 주춧돌이 된다. 이 같은 주춧돌 위에서만 자본 창출도 더욱 탄력을 받는다. 자본창출 수단이 바로 인문으로 본다면, 우리사회는 ‘과로‧피로사회’서, ‘행복사회’가 될 것이다.
제11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이 ‘인간다움, 사회적 관계의 회복’이라는 주제로 오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문체부, 경북도, 안동시가 공동 주최한다. 한국정신문화재단이 주관한다. 이번 포럼은 점차 상실되는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되찾기 위해서다. 단절된 사회적 관계를 회복한다. 이의 실천적 방안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각계 전문가와 시민이 모여,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인문적 해법을 공유한다. 개인과 공동체의 행복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디지털 기술 발전과 사회 구조 변화로 소통이 줄어들고, 고립감과 불안감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인간다움을 회복한다.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재구축할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다.
포럼 첫날에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와 ‘철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저스상 수상자인 이석재 서울대 교수가 기조 강연을 맡는다. 두 교수는 시대를 초월한 철학적 질문서부터 통찰하여, 인간다운 삶의 본질과 방향성을 탐구하며, 포럼의 막을 연다. 김형석 교수는 ‘누가 역사를 창조하는가’라는 주제로, 인류 역사 속에서 인간다움이 가진 가치를 조명한다. 이석재 교수는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도덕적 존재의 조건’을 주제로 도덕성과 인간다움의 연관성을 탐구한다.
이어지는 세션에서는 ‘지금 당신은 안녕하신가요?’, ‘외로움과 고독:고독이 고립이 되지 않게’, ‘인문 활동을 통한 공동체 연결과 회복’, ‘지역 소멸의 시대, 인문에 길을 묻다’, ‘여성, 인문가치를 실천하다’, ‘대전환의 시대, K-인문에 길을 묻다’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진다.
각 세션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고립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가에 질문으로 실천적 방안을 논의한다. 포럼 마지막 날에는 ‘지금 새로워진 우리, 안녕(安寧)하신가요?’라는 세션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안녕을 점검한다. 시작과 끝을 잇는 의미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 이 세션에서는 개인의 안녕이 곧 공동체 안녕으로 이어짐을 재조명한다. 우리가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김중혁 작가, 송길영 작가, 박상미·권수영 교수가 참여해, 개인과 공동체의 사회적 관계 회복과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며, 포럼의 막을 내린다. 이번 포럼은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지 인문적 시각에서 재조명하는 자리다. 안동시 관계자는 인문 가치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인문의 최종목표는 국민 행복의 현실 구현에 있다는 것에서, 안동시 등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에 기여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