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의원들의 잇따른 친·인척 보좌관 셀프채용으로 국민적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태훈(60) 대구 달서구청장이 자신의 처남을 6급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이 청장은 지난 4월 13일 20대 총선과 함께 치르진 달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당선돼 구청장에 취임했다.4일 대구 달서구청 등에 따르면 이 청장은 구청장에 취임하면서 부인의 남동생인 구모(51)씨를 6급 별정직으로 특별채용 했다.6급 별정직의 연봉은 40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달서구청 관계자는 “보통 신임 구청장은 별정직 2~3명을 수행비서, 운전기사 등의 명목으로 데리고 온다”며 “수행비서가 특수한 임무인 만큼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청은 기자가 구씨의 전문성을 확인하기 위해 학력과 경력 상황 공개를 요구하자 개인정보임을 이유로 알려줄 수 없다며 거부했다. 구씨는 현재 구청 공식홈페이지 직원소개 코너에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공무원 업무를 위한 새올종합정보시스템에 나와 있는 구씨의 담당업무는 칸이 비워진 상태다. 이는 처남 셀프채용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한 조치로 풀이된다.현행법상 구청의 별정직 공무원 채용은 구청장의 권한이다. 하지만 자신이 맡고 있는 자치구에 자신의 처남을 ‘셀프채용’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청장과 친척 공무원이란 사실이 알려지면 인사와 관련한 줄대기가 횡행할 것이란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7급 구청공무원 A씨는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9급시험에 합격한 공무원이 6급으로 승진하려면 통상 20년 이상 걸린다”며 “구청장 처남 특채얘기를 듣고 나는 도대체 뭔가 하는 좌절감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수원 대구경실련 집행위원장은 “최악의 취업난으로 국민들은 고통받고 있는데 권력이나 권한을 가진 지도층 인사가 자신의 친인척을 공무원으로 특채했다는 사실에 분노를 넘어 달서구민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다”고 비난했다.하지만 이에 대해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선출직으로 처음 당선되니 정무라인에 사람이 필요했다”며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 비서일을 맡겼다”고 처남 채용 이유를 밝혔다. 이어 “구청은 집행기관이니 만큼 (법을 만드는)국회의원들의 친·인척 채용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처남을 별정직 공무원으로 채용한 것이 별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대구/김해동 기자khd126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