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민박이 호화 펜션으로 둔갑해 부동산업자나 도시민들의 돈벌이용 사업으로 악용된 사례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농어촌민박이 많은 기초자치단체 10곳의 2180개 민박을 표본 점검한 결과 718개(32.9%) 민박에서 위법사항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상당수가 건축이 불가능한 자연보호구역 등에 불법 증축·용도 변경한 농어촌민박을 리조트, 펜션 형태의 고가 요금을 받는 숙박시설로 운영하고 있었다. 운영 주체 역시 농어민이 아닌 부동산업자나 도시민이다. 농어촌 민박업은 농어민 소득증대를 위해 도입됐는데 상대적으로 영업인가 받기가 쉽다보니 악용하는 사례가 많은 것이다. 전국에 농어민민박으로 등록된 곳만 모두 2만5026곳에 이른다. 최근 문제가 된 충북 제천의 '누드펜션'도 2008년 농어촌민박으로 등록해 운영하다가 지역주민 반발로 2011년 폐업했고, 그 이후에도 영업을 해오다가 인근주민들과 마찰을 빚은 사례다. 이번에 적발된 곳 중 하나인 인천 강화도의 A 펜션은 숙박시설이 불가능한 교육환경보호구역에 유람선·풍차 형태의 건축물을 짓고 일부만 농어촌 민박으로 신고한 후 고급펜션으로 운영했다.또 다른 펜션은 불법 농어촌민박으로 운영하다가 자연·문화체험 시설을 갖춘 후 관광펜션으로 재신고해 정부로부터 시설자금 10억여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이들 불법 민박은 세금이나 토지 이용 제한을 피해갔고 건축법·소방법 규제에서도 자유로웠다. 적발된 펜션들의 평균 객실당 요금은 비수기 44만원, 성수기 52만원이었고, 모 리조트는 하룻밤 78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정부는 이런 불법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농어촌민박사업 상시 감시 체계 도입 △민박사업자 자격요건 강화 △농어촌민박 표시 의무화 △농어촌민박 신고시 현장실사 의무화 등 제도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부패예방감시단장인 최병한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번 합동점검 결과를 토대로 향후 전국의 농어촌민박 및 관광펜션에 대한 추가 전수조사를 시행해 위법사항에 대한 엄정 조치와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