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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깨끗한 어모, 청결한 김천시 ‘실천하는 성직자’

김철억 기자 입력 2024.06.04 08:46 수정 2024.06.04 09:38

김천 어모면 환경파수꾼 명예환경감시원 전현기 목사

↑↑ 어모면 환경파수꾼 명예환경감시원 전현기 목사<김천시 제공>

김천 일반산업단지, 자동차서비스 복합단지, 자동차 주행시험장, 모빌리티 튜닝산업지원센터 등 미래 먹거리산업의 전진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김천 어모면은, 난함산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포도, 복숭아, 사과, 배 등 고품질 과일을 생산하는 도농복합 대표 지역이다.

경부선 김천역과 중앙선 영주역을 잇는 경북선 철도가 가로지르는 어모면은 철로 주변 코스모스와 달리는 기차의 순간을 포착하고자 전국 사진 작가의 핫스팟이 된 지 오래다.

그렇게 기찻길 옆 도로를 달리다 보면, 추풍령 및 상주 방향 표지판이 나오는데, 잘 정돈된 아름다운 꽃동산에 아담하고 소박한 두원감리교회가 이 지역을 찾는 사람들을 환하게 반겨준다. 아기자기한 꽃이며, 솜씨 있게 정리된 나무들이 있는 동산은 잠깐 와서 사진 찍고 쉬어가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어떤 분이 저렇게 잘 가꾸셨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정돈되어 나도 모르게 발길에 이끌려 찾아보니 예쁜 동산을 꾸민 분은 다름 아닌 두원감리교회 전현기 목사였다.

전북 익산에서 목회 생활을 하던 전현기 목사는 “2018년 4월 두원교회 이전 목사님의 추천으로 김천으로 오게 돼 김천에 처음 온 날 김천IC ‘김천은 정원입니다’ 문구에 매료됐다”며 “문구대로 김천 곳곳은 잘 정돈되고 아름다웠다고 그때를 회상하면서 그 슬로건을 교회에 적용해 ‘두원은 정원입니다’를 교회 전광판에 3년 간 적용했다”고 말했다.

두원을 정원으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신학대를 다니던 학창 시절 조경에 관심을 가지면서 예쁜 시골교회를 만들고자 하는 오랜 서원(誓願)에서 비롯됐다. 두원역 철길 주변 버려진 침목을 재활용해 동산 둘레길을 만들어 나갔다. 동산 둘레길을 따라가 보면 글라디올라스, 나리과에 속하는 난쟁이 백합들, 옻나무, 엄나무, 이팝나무, 밤나무, 미니사과, 살구나무, 더덕과 고사리들까지 때로는 자신들을 뽐내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에 의지하며 위로해 주기도 하는 어우러짐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교회 주변 자투리땅들을 활용해 살구, 복숭아, 채소 텃밭들도 꾸준히 가꾸어 동네 주민들과 나누기도 하고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동네 사이 경계들의 잡풀 제거 작업에도 늘 부지런하다. 또, 구례2리 반장이기도 한 전현기 목사는 시골 곳곳에 버려진 무분별한 불법 쓰레기 수거에도 여념이 없다. 지나가는 차들이 무심코 쓰레기를 슬쩍 버리고 가는 걸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

고향 충남 논산에서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전현기 목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철도청 공무원으로 2년 6개월 근무 후 최전방 부대에서 중대장 전령으로 근무하다 산불로 동료 6명이 죽는 것에 충격 받아 목회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단다. 제대 후 조금 늦게 신학대 입학해 대학 4년, 대학원 2년, 전도사 생활 3년으로 10여 년 만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목사 정년은 70세, 이제 3년 정도 남으셨다는 전현기 목사는 소임을 마치고, 고향 충남 논산으로 갈 예정이라고 한다. 정든 어모면을 떠나도 동산과 교회 주변을 계속 가꾸어 나가고자 신도님 및 동네 분들에게 역할을 하나씩 분담하고 있다.

전 목사는 “2019년 시장 표창을 준 것도 감사한데, 어모 명예환경감시원이라는 소임을 주어 어깨가 무겁다”며 “3년 남은 임기 동안 어모면의 깨끗한 환경을 위해 더욱 열심히 활동해 정겹고 아름다운 김천시 어모면을 오랫동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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