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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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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 페이스(poker face)는 개인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얼굴의 상태를 말한다. 포커 게임을 하면서 '아무리 좋거나 나쁜 패가 들어 와도 그 기분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다'데서 따온 말이다. 운동 경기에서도 기술과 체력이 비슷한 상황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정신력이다. 선수가 아무리 불리한 상황에 처해도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줄 아는 선수를 포커페이스를 가진 선수라고 한다.
본래 포커(poKer)는 상대를 속이는 게임(bluffing game)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포크(poque)에서 유래되었다. 포크는 원래 유럽에서 시작되었다. 그 후 미국서 대중화된 후에 다시 대서양을 건너 전파되었다. 1520년 유럽에는 포크 비슷한 카드 게임이 개발되었다. 스페인의 스리카드 게임인 프리메르, 이탈리아에서는 프리미에라, 프랑스에서는 라 쁘리므 등은 높은 패일 때 돈을 걸었다. 높은 패는 스리 카드 즉 같은 숫자가 3장인 패와 패어 즉 같은 숫자가 2 장인 패, 그리고 플럭스 즉 같은 무늬가 3 장인 패다.
18세기 경에는 베팅 즉 돈을 거는 것은 물론 블러핑도 포함된 다섯장으로 하는 카드 게임이 있었다. 블러핑은 상대들이 아예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 좋은 패가 아닌데도 베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영국의 브렉, 독일의 포헨 그리고 프랑스의 포크 등은 모두 이 기본적인 원칙에 입각해 만들어진 게임이다. 1827년 순회공연 중의 영국 배우가 포커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는 말이 있고, 미국에서는 남북 전쟁 중인 군인들이 포커 게임을 통해 전투에서 오는 극도의 긴장감을 해소했다고 한다.
1870년대 영국 주제 미국 공사 콜 제이콥 쉔크가 빅토리아 여왕에게 포커 카드를 전파했다. 여왕을 위해 포커 게임 규칙을 설명하는 책을 썼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포커 게임은 미군에 의해 유럽의 여러 나라로 급속히 전파됐다.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에도 포커 게임은 계속 인터넷 상에서 흥행을 이어 갔다. 지금은 온라인 레슨을 통한 게임 전략을 상세히 알려주는 사이트도 등장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밖에도 전문적인 선수들과 아마추어 참가자들이 실제로 돈을 걸고 게임을 하는 국제대회도 늘어나는 추세다.
자신의 감정을 들어내지 않는 얼굴인 포커패이스가 게임을 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각국의 정상이 회담을 할 때도 필요하다. 상대에게 내가 지니고 있는 카드를 먼저 노출 시키면 회담에서 불리해 진다. 국내 정치인이나 경제인이 서로 협상을 할 때도 포커페이스가 필요하다. 내가 숨기고 있는 히든카드를 사전에 보여주는 것이 불리할 때가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진정성이 없는 여러 말 보다도 깊은 심중에 진실을 담고 있는 무표정이 감동을 줄 수 있다. 물론 진정성을 담은 열변이 상대를 감동시킬 수도 있다.
법정에서 피고가 하는 묵비권 행사는 발언을 함으로서 자신이 불리해 질 경우다. 대인 관계에서 상대에게 강하게 의사 전달을 하거나 상대에 대한 관심이 없거나 상대를 무시할 때 침묵을 사용한다. 이 경우 침묵도 역설적 의사 전달의 한 수단이 된다. 포커 페이스가 자신의 감정에 대한 판단을 상대가 못 하도록 하는 위장이라면 꼭 무표정만이 아닌 이해할 수 없는 다른 표정을 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도 자신을 대하는 포커페이스나 블러핑까지도 자신을 속이기 위한 위장술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그렇다면 실전에서 전개되는 상대에 대한 심리 작전은 더욱 복잡해 진다.
정치판이든 경제판이든 고도의 전략을 감추고 있는 포커페이스들의 속심을 읽어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저 무표정의 얼굴 속에 숨기고 있는 속셈을 계산해 내야 한다. 국민들은 문재인의 포커패이스를 읽지 못했으며 윤석열의 얼굴만 보고 속 맘을 알 수 없다. 만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말을 듣고도 그의 속심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람은 행위를 통해서 가면을 벗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포커페이스의 이면은 언젠가는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