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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리즈시절' 나도 최고 시절 있었다

김경태 기자 입력 2024.05.16 09:00 수정 2024.05.16 09:02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리즈시절(Leeds 時節)이란 특정 인물이나 단체의 전성기나 황금기를 일컷는 말이다. 처음에는 축구와 관련된 용어였으나 지금은 연예인과 유명인, 유명그룹의 전성기를 뜻하기도 한다. 어원을 찾아보면 잉글랜드 EFC 참피온십의 프로 축구인 리즈 유나이티드의 줄인 말인 '리즈'와 '시절' 이란 말의 합성어다. 박지성 선수가 맨유에 처음 입단했을 때에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잉글랜드 출신 공격수인 앨런 스미스 선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 선수가 기대했던 기량을 보이지 못하고 3시즌 만에 팀을 떠났다.

이를 두고 축구 팬들과 방송에서 앨런 스미스가 리즈 유나이티드 시절에 더 잘했다고 말함으로써 '리즈 시절' 이란 말을 처음 사용하여 유행되었다. 앨런 스미스의 과거 소속 팀인 리즈 유나이티드 시절의 전성기를 지칭한데서 시작된 말이다. 그 후에 어떤 선수이건 그 선수의 황금기를 '리즈 시절' 이라 부르는 밈(meme)이 국내외 축구 팬들사이에 유행하게 됐다. 처음에는 축구 커뮤니티의 은어로 시작했으나 2009년 이후 부터는 인터넷으로 널리 퍼지면서 다른 분야로 확대됐다.

예능과 방송 분야를 넘어 인터넷 뉴스에도 쓰기 시작했다. 연예계 인물의 과거 전성기를 거론할 때도 자주 사용했다. 이 합성어의 탄생은 15년도 안 되지만 사회 문화의 전반에 스며들어 대중과 친숙한 용어가 되어가고 있다. 왕년의 축구 선수 앨런 스미스의 리즈 관련 에피소드에서 비롯된 알맹이 없는 스노비즘(snobbsim)을 비꼬는 유행어가 진화를 계속해 이제는 특정 인물의 전성기라는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리즈 시절' 이 '왕년의 전성기', '잘 나가던 황금기', '인기 절정의 시절'이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아예 '시절'이란 말도 떼버리고 '리즈'로 쓰거나 '리즈 경신'이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2020년 이후부터는 그냥 '리즈'라고도 하고 '매일 매일 리즈', '리즈 갱신한 000'라고 하기도 한다. 영어로 'l'm one's prime', 'salad days' 라는 표현도 나왔다.

'도요시절(桃夭時節)'이라는 말은 복숭아 꽃이 피는 때와 같이 혼인하기 좋은 꽃다운 젊은 시절을 말한다. 인간의 성장 과정에도 잘 나가는 청춘 시절이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인기가 절정에 도달할 때가 있었다. 추구하던 목표를 달성해 최고의 경지에 이를 때가 있다. 연예인이든 정치인, 학자,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평범하게 자신이 추구하는 어느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의 지나온 생애에는 최고의 순간이 있었다. 과거의 일이지만 인간은 그 날의 감동을 되새기며 추억하며 그리워하며 살다가 죽는다.

어느 가정에도 거실에는 그 사람 최고의 별의 순간을 찍은 사진이 걸려있고 그 날을 기념하는 기념패와 트로피가 진열되어 있다. 아예 기념품 전시 공간을 따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유명인이 자신의 이름을 붙힌 기념관도 있다. 모두 잘 나갔던 최고의 순간 별같이 빛나는 시절이 있다. 최고의 리즈의 시절이 있었다. 지나간 것이니 헛되고 헛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이 세상 왔다 가면서 흔적 하나 남긴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주책없이 내 자랑하려는 것 보다 후세인이 어려운 세상 사는데 도움이 될 교훈 한 가지 남길 수 있다면 잘 된 일이다. 이 사람 못된 사람, 나쁜 사람이라는 소리 듣지 않고 착한 사람, 덕을 배푼 사람이라는 말 한 마디 들을 수 있다면 다행한 일이다. 그래야 내 생애 최고의 리즈 시절을 추억하며 그리워하며 자랑스러워 하다가 눈을 감을 수 있다. 눈을 감기 전 최고의 시절이 아닌 최악의 악몽같은 시절이 떠올라서는 안된다. 나에게 최고의 리즈 시절을 되 돌아보고 추억해 보고 세상 어느 곳에 흔적으로 남겨두고 갈 작정을 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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