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의 주택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자 금융부담이 적은 저평가 아파트로 관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특히 실수요자의 경우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대출규제가 일부 완화돼 조건에 맞는 매물 찾기에 분주하다. 하지만 수요가 몰리는 곳엔 어김없이 가격변동 조짐이 나타나 또 다른 과열을 불러오진 않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2일 서울 주요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 강북권을 중심으로 저평가된 아파트 매물을 찾는 문의가 늘고 있다. 대책 전 투자가치가 높은 강남 재건축 등 고가 단지에 관심이 몰렸던 것과 다른 분위기다.이번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여 대출규제가 강화돼 가용자금에 제한이 생기자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앞으로 서울 등 투기지구와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일괄적으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적용된다. 다주택자의 경우 LTV·DTI가 10%포인트씩 더 낮아진다. 단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생애최초구입자 8000만원) 이하인 서민·실수요자의 경우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LTV·DTI를 10%포인트 완화 적용한다. 서대문구 이대역 인근 G중개업소 관계자는 "굴릴 수 있는 돈이 제한되자 금융 부담이 적은 저평가 아파트를 찾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특히 실수요자의 경우 LTV가 50% 까지 적용돼 대출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6억 이하 아파트를 찾는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대책 이후 이달 계약이 이뤄진 아파트 거래 중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전체의 67%로 전월 62%보다 5%포인트 가량 늘었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가 72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원구 62건 △서대문구 47건 △구로구 43건 △강서구 35건 순이었다. 하지만 수요가 몰리기 시작하자 이젠 저평가 아파트에서도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서대문구 대현동 럭키대현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 주택형이 이달 초 5억4800만원에 거래된 뒤 수요가 계속 몰리자 한 달도 안돼 호가가 6억원까지 뛰었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1차 아파트도 전용 84㎡ 주택형이 이달 5억3000만원에 팔린 뒤 호가가 최대 5000만원 올랐다.이로 인해 매매전환을 계획했던 실수요자들의 조바심이 커지고 있다. 서대문구 북아현동 거주 김모씨는 "오랜 전세 생활을 정리하기 위해 6억 미만 저평가 매물을 물색하고 있었는데 최근 가격이 급등해 당황스럽다"며 "전세 만기일쯤에는 값이 더 올라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살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서울의 경우 주택 공급이 많지 않은 데다 가을 이사철도 시작되는 만큼 저평가된 중저가 아파트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이 꽉 막힌 상황에서도 수요자들은 구입 가능한 아파트를 찾기 위해 부단히 애쓸 것"이라며 "이젠 저평가됐던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 과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