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삼산이수의 서른 살 신고작 연극 ‘YES’(김민성·김예빈 작, 장지숙 연출, 조명숙 예술감독)가 경북연극제에서 연출상과 신인연기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 21일 영주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극단 삼산이수의 장지숙이 연출상을, 전종화가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극단 창단 30주년을 맞아 어른을 위한 공연으로 제작된 순수 창작극 ‘YES’는 각기 다른 세 커플의 모텔 사용법을 코믹하게 풀어냈다. 은연중에 성(Sex)을 터부시해 온 전통적 사고관에서 벗어나 건강한 성문화를 조성하고자 기획된 연극 ‘YES’는 지역 연극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장지숙의 첫 연출작이자 지역 극단이 만든 최초의 19금 연극으로 주목받았다.
이러한 기대와 우려 속에 베일을 벗은 작품 ‘YES’는 공연 3회 연속 전석 매진이라는 유례없는 성적으로 지역에서 큰 흥행을 거뒀다. 장지숙 연출은 19금 수위 조절의 어려움을 특유의 기발한 연출력으로 유쾌하고 코믹하게 풀어내며, 관객들의 웃음을 유도했다. 누구나 공감하는 보편적 스토리에 에피소드마다 개성을 가미한 연출로 전체 극의 흐름을 살렸다. 특히 섬세함과 품격 있는 연출로 19금 연극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도 들었다. 적절한 막간 활용 또한 각 에피소드의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 다른 수상의 주인공인 남자 주연배우 전종화는 첫 데뷔 무대에서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지역 연극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오랜 기간 전문사회자로 활동해 온 그는 기량을 살려 신인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발성과 연기로 무대를 장악했다. 10대, 30대, 50대 각기 다른 연령대를 연기하며, 세대별 차별화한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이 외에도 여자 주연배우 위효경은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 입장을 대변한 연기로 그간의 배우 경력에 맞게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또 다른 출연진인 늦깎이 신인배우 김성훈은 중후한 외모와는 상반된 코믹 연기에 도전해 다음 무대가 더 기대되는 배우로 관객들에게 각인됐다.
3회차 공연을 관람한 관람객은 “야한 공연으로만 생각하고 별 기대 없이 보러왔는데 의외의 감동과 재미가 있어서 한 시간의 상영시간이 금방 지나갔다”며 “여성 작가와 연출이 만든 작품이어서 그런지 여성 관점에서 몰입감이 더 높았고 감동할 만할 때쯤 코믹한 내용이 나와서 울다가 웃다가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관람평을 밝혔다.
장지숙 연출은 “배우 출신으로 처음 도전하는 연출작으로 매우 의미가 깊으며, 순수한 대본이 주는 영감이 잘 전달되도록 연출하고 싶었다”며“연극은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종합예술이기에 이번 공연에 함께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며, 수상의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극단은 3회 연속 매진이라는 시민들의 호응에 부응해 앙코르공연을 6월 말 경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