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종길)에서 24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前대구지방국세청장 A씨 등 8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관련기사 본지 3월 20·19일자 참조>

이 재판 피고인 8명 중 세무 공무원만 5명이다. 1명은 전직 세무 공무원이자 세무사로 대구지방국세청 조사국, 세무서 조사과 등에서 20여 년간 근무하다 퇴직했다. 공무원 2명, 세무사는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해 피고인 대부분이 인정하고 증거도 동의했지만, A씨와 대구국세청 소속 6급 공무원은 혐의를 부인했다.

A씨 변호인은 "한 번 만난 사실은 있지만 청탁받고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날 재판부는 공소 사실을 인정하고 증거도 모두 동의한 피고인에 대해서는 변론을 종결하거나, 다음 공판 기일은 정하지 않는 속행 추정 결정했다.

검찰은 세무 대리인으로부터 뇌물 요구 사실을 전달받고 수동적으로 비용을 대납한 업체 대표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업체 대표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이 직접 적극적으로 (뇌물을 주려고)모색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이나 세무사가 요구해 그런 것뿐이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구속 피고인 3명이 구속 기간이 3개월이 지나 재판을 빨리 진행 할 예정"이라며 속행 공판에서는 뇌물을 공여한 G씨에 대한 증인 신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8월 4일 오전 11시 청장 집무실에서 전관인 G씨로부터 세무조사 관련 청탁을 받고 현금 300만 원을 받고, 같은 해 9월 같은 집무실에서 신경 써줘 고맙다는 감사 인사와 함께 현금 1000만 원을 교부받은 혐의다.

아울러 B씨는 2023년 9월 공무상의 비밀을 누설하고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는 등 혐의, C씨는 총 4회에 걸쳐 합계 1031만 원 상당과 고가의 리조트 숙박 등 무형의 이익을 수수한 혐의, D씨는 2023년 9월 26일 오후 대구지방국세청 사무실에서 세무조사 관련해 편의를 제공해줘 고맙다는 취지의 감사 인사를 받고 현금 1000만 원을 교부받은 혐의다.

또한 E씨는 F씨와 공모해 2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하는 등 부정 행위를 한 혐의, F씨는 공문서를 변조하는 방법으로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세무조사 결과를 임의로 변경 4000만 원의 뇌물을 요구하고 2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하며 부정행위를 한 혐의다.

이어 G씨는 2022년 8월 4일~2023년 9월 26일까지 피고인들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와 청탁 및 알선의 대가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 업체 대표 H씨는 세무조사 담당자에게 리조트 예약과 숙박 비용을 대납해 주는 등 총 365만 원 상당 및 무형의 이익 상당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속행 공판은 다음 달 17일 오후 2시 경 진행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