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가 15일, 최근 상사와 다른 직원의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한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관련기사 본지 4월 3일자 참조>
직장갑질119는 이 날 성명을 통해 "직장 상사가 회의, 교육, 업무지시 등을 할 때 본인이 참여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좁은 사무실에서 다른 사람이 모두 들리도록 특정인에게 폭언한 것을 녹음한 것 역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되지 않는다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종길)는 지난 2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이 모 씨(35)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의 대화에서 제삼자라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 측 증인의 증언을 종합했을 때 '특정 직원에게만 말했다'는 피해자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이 씨는 지난 2021년 12월 울진군 한 사무실에서 직장 상사 김 모 씨(59)가 부하 직원 2명과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한 뒤 이를 녹취록으로 만들고 인사팀에 김 씨를 직장 내 갑질로 신고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이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가로 7.4m, 세로 6.4m의 사무실 규모와 피해자가 직장 상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대화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피고인은 해당 대화 참여자라고 충분히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직장갑질119는 다만 녹음기는 본인이 없는 장소에 놓아두고 녹음하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며 합법적으로 녹음했더라도 신고 등 목적이 아닌 SNS등에 공개 될 경우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녹음기를 반드시 몸에 지니고 녹음할 것 △녹음 내용을 신고용으로만 사용할 것 △가해자의 불법 녹음 협박에 당당하게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