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교사 검진 의무화안돼…결핵예방‘구멍’#1. 올해 4월 광주에서는 국내 유명 A 학습지 업체에서 근무 중이던 한 교사가 결핵 판정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광주 서구보건소에 따르면 해당 방문 학습지 교사를 중심으로 접촉자 총 68명에 대한 역학조사가 실시된 결과 11명에게서 잠복 결핵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는 해당 교사가 가르친 초등학생 6명과 동료 교사 5명이 포함됐다.#2. 지난해 2월엔 부산지역 B 학습지 업체의 방문 교사가 결핵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해당 교사와 접촉한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40여명으로 알려졌다. 당시 보건당국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결핵 감염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엑스레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방문 학습지 교사들이 결핵 검사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 시설 종사자들이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결핵 검진을 받도록 한 것과 달리 개인사업자로 분류된 학습지 교사들에게 결핵 검진은 선택사항이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 지역에선 최근 유명 학습지 업체 교사가 결핵 판정을 받았으며 어린이를 포함한 접촉자들이 잠복결핵에 집단 감염된 사례가 발생했다. 결핵예방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학습지 업체와 계약을 맺고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학습지 교사들은 현행 결핵예방법의 검진 대상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결핵은 영유아가 걸릴 경우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데다 결핵균 감염 시기가 어릴수록 질병으로 발전될 위험이 높다. 또 공동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이 대규모로 전염될 수 있어 정부는 결핵을 국가 전염병으로 지정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중점 관리하고 있다. 이에 결핵예방법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등 노약자가 모인 유치원·어린이집·의료기관 등에 속한 근무자들이 결핵 검진을 받지 않을 경우 해당 기관장이 과태료를 물도록 했다.하지만 국내 대부분 학습지 업체 교사들은 해당 업체 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된 상황이다. 학습지 업체들이 교사들을 회사 직원으로 직접 고용하지 않고 각각의 교사들과 계약을 통해 인력을 운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개인사업자로 분류된 학습지 교사는 주로 영유아·어린이와 접촉해 수업을 진행하면서도 회사 소속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결핵예방법이 적용되지 않게 됐다. 결핵 검사를 거치지 않아도 이를 규제할 근거가 없게 된 셈이다. 국내 다수 학습지 업체들은 교사들에 대한 결핵 검사를 회사복지 차원으로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어린이와 접촉하는 학습지 교사들에 대한 결핵검사가 의무적으로 시행되지 않는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학습지 업체 한 관계자는 “교사들에게 매년 안내문을 보내 건강검진을 독려하고 있긴 하지만 교사들이 개인적 사유로 건강검진을 거부할 경우엔 회사 측에서도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에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결핵예방 제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 업계 한 전문가는 “기업체에 소속된 직원과 달리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학습지 교사들이 결핵 검진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한 제도나 법은 현재 없는 상태”라며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학습지 업체를 대상으로 교사들의 결핵을 검진해 달라고 독려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