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순직과 상이 외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오랜 기간 헌신한 경찰·소방관도 국립묘지 안장이 가능해진다.
경찰과 소방관으로 30년 이상 재직한 뒤 정년퇴직한 제복근무자를 국립호국원에 안장하는 내용의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국립묘지법)’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27일 공포됐다.
한편 국립묘지법 개정안은 내년 2월 28일부터 시행된다.
현행법은 국가수호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에 대한 예우를 위해 20년 이상 군에 복무하고 전역 후 사망한 군인은 현충원, 10년 이상 군에 복무하고 전역 후 사망한 군인은 호국원에 안장하고 있다.
하지만 군인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관련된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소방관은 전사·순직하거나 상이를 입고 사망한 경우에만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있어, 장기간 재직한 경찰·소방관도 국립묘지에 안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보훈부 업무보고 당시 “국민 안전을 위해 헌신한 경찰관과 소방관을 대상으로 국립묘지 안장 범위를 확대할 것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보훈부는 2022년 9월부터 경찰·소방청과 실무협의체를 구성한 뒤 의견을 수렴하고 보훈단체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는 등 합리적 제복근무자의 국립묘지 안장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국회에 발의된 6개 국립묘지법 개정안의 경찰·소방관 국립묘지 안장 기준이 조금씩 상이했지만 논의 끝에 30년 이상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정년퇴직한 경찰·소방관도 안장하도록 국립묘지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국립호국원 안장 대상 자격을 갖추게 되는 인원은 연 평균 1360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근 20년 동안 30년 이상 재직 후 정년퇴직한 경찰·소방관의 연 평균 인원이다.
다만, 국립묘지의 영예성과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 재직기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한 징계 처분이나 비위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안장 대상에서 제외한다.
보훈부는 이와 관련 앞으로 부처협의와 입법예고,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구체적 범위와 내용을 시행령으로 마련하는 등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2월 2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이번 국립묘지법 개정은 오랜 기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한 경찰·소방관 등 제복근무자에 대한 예우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는 제복근무자들의 자긍심을 높이면서 국민의 존중을 받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