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음식물바이오가스화시설)입지 선정에, 찬반으로 갈린 주민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포항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 입지선정위는 지난 달 회의를 열고, 음식물바이오가스화시설 입지 공모에 신청한 4곳을 대상으로 한 타당성 조사용역 결과에 따라 우선 순위를 정했다.
선정위는 북구 흥해읍 흥안리를 후보 1순위로 정했고, 북구 청하면 상대리, 남구 제철동(장흥동), 남구 동해면 발산리 순으로 우선 순위를 발표했다.
시는 앞으로 주민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4개 후보지 중 최종 입지를 결정 할 방침이다.
한편 흥해읍 흥안리가 1순위로 정해지자 흥해읍 주민은 지난 달 27일 흥해읍에서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선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선정에 찬성한다"는 이유로 포항개발자문위연합회장과 흥해읍장 이름이 적힌 현수막과 '흥해읍의 이완용'이라고 쓴 현수막을 얼음 위에 올려놓고 망치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 집회에는 흥해읍이 지역구인 김종익·백강훈 시의원도 참석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포항개발자문위연합회 비상대책위(비대위) 약 200명은 2일, 북구 흥해읍 흥해시장 입구에서 집회를 열고 처리장 반대 단체를 규탄했다.
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흥해읍에 음식물 처리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단체가 흉측한 퍼포먼스를 한 것은 패륜적 인격살인 행위로 심각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북구 장성동 국힘 김정재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지역현안을 외면하고 오히려 지역갈등을 부추기며 직무유기와 업무태만의 행태를 보이는 김정재 의원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갈등이 커지자 김정재 의원은 지난 달 31일 입장문을 통해 "시설 설치를 찬성하는 일부 인사를 중심으로 '국회의원 배후설'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그 어떤 시설도 설치와 운영에 있어 '주민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시의회도 1일 입장문에서 "규탄집회가 시의원의 의정활동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안이 대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차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