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부터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은 KIA 타이거즈가 결국 전반기 선두를 확정했다. 김기태 감독의 ‘동행야구’가 빛을 발했다.KIA는 10일 현재까지 치러진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에서 54승28패로 선두에 올라있다.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아직 3경기가 남아있지만, 2위 NC 다이노스(48승1무32패)와의 격차가 5경기 차이기에 전반기 선두는 확정된 상태다.KIA는 4월12일 공동선두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헥터 노에시, 팻딘, 양현종, 임기영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에 ‘100억 사나이’ 최형우를 필두로 버나디나, 나지완, 김선빈, 안치홍 등이 포진한 쉴 틈 없는 타선은 KIA에게 전반기 6할이 넘는 승률을 안겼다.개막 8일만에 단행한 ‘빅딜’도 KIA 전력을 배가시켰다. KIA는 SK 와이번스와의 4대4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김민식, 외야수 이명기, 내야수 최정민과 노관현을 얻었다. 이중 김민식과 이명기는 주전포수와 리드오프 자리를 꿰차면서 KIA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줬다.김기태 감독의 리더십 또한 다시 한 번 부각됐다. 지난 2015년 부임한 김 감독은 첫 해 7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리빌딩 과정 속에서도 5위의 성과를 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한층 전력이 좋아진 올 시즌엔 본격적으로 ‘대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김 감독 특유의 뚝심과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빛을 발하면서 강력한 시너지를 내는 모양새다.김 감독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좀처럼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하지 않는다. 단점은 물론이고, 장점도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김 감독의 특징이다. 선수들에게 불필요한 영향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다.특히 베테랑에 대한 예우는 각별하다. 노장 투수들이 위기에 놓였을 때는 투수코치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마운드에 올라간다. 베테랑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함이다.한 두 번 부진해도 몇 번 더 믿음을 주는 것이 김 감독의 ‘동행야구’다. 시즌 초반 김주찬, 버나디나가 상당 기간 슬럼프에 머물 때도 김 감독은 이들을 좀처럼 라인업에서 빼지 않았다. 그것도 원래 예정된 타순인 3번(김주찬), 1번(버나디나)을 고정시킨 그대로였다. 공격 효율이 잘 살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믿음은 적중했다.버나디나는 5월 중순, 김주찬은 6월부터 완전히 살아났다. 2할 중반대에 머물던 버나디나의 타율은 어느덧 0.321까지 올라갔고 홈런도 15개다. 원래 경쟁력있던 주루와 수비 능력은 여전하고, 최근에는 승부처에서 희생번트를 자처하는 등 KIA 일원으로 완벽히 녹아든 모습이다.1할대에 허덕이던 김주찬 역시 최근 무서운 감각을 뽐내며 0.260까지 끌어올렸다. 시즌 초반의 부진이 워낙 깊었기에 현재 타율도 높은 편은 아니지만, 6월 월간 타율(0.435), 최근 10경기 타율(0.425)이 모두 4할대다.6월말부터 KIA 타선이 ‘대폭발’을 이룬 데에는 부진하던 이 둘의 활약이 크게 작용했다. 그 이면에는 김 감독의 묵직한 신뢰가 있었다.KIA의 유일한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불펜진에도 김 감독의 믿음은 계속된다. 한승혁, 임창용, 김윤동 등이 모두 들쑥날쑥한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김 감독은 꾸준한 믿음을 보내고 있다.물론 신뢰가 무한정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기회를 받고도 좀처럼 화답하지 못한 김주형과 김진우는 2군에 머문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성향상 이들에게도 올 시즌 다시금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KIA의 상승세가 후반기에도 계속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KIA가 전반기에 보여준 모습은 ‘막강’ 그 자체였다. 후반기에 윤석민의 복귀도 이어질 것을 감안한다면 KIA의 독주체제가 무너질 것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지금의 강력한 KIA가 완성되기까지는 지난 2015년부터 팀을 만들어 온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다. 2009년 ‘V10’ 달성 이후 오랜만에 우승 적기를 맞은 KIA에게는 김기태 감독의 존재가 상당한 힘이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