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매장 여전히 붐벼…먹거리 규제·관리해야 맥도날드 해피밀 세트를 먹은 아동이 신장장애 판정을 받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서울 일대 맥도날드 매장은 간단히 끼니를 때우려는 시민들로 어김없이 붐비는 모습이었다.지난 6일 점심시간에 맞춰 찾은 송파구 신천동의 한 매장에는 시민 50여명이 햄버거와 콜라, 아이스크림 등을 시켜놓고 한참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비어 있는 테이블이나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매장 안은 바쁘게 움직였다.매장 안에서 만난 시민들은 ‘햄버거병’ 소식을 처음 듣거나, 알고 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일주일에 한두차례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다는 이모양(17)은 “햄버거가 몸에 좋지 않다는 점은 자주 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런 일까지 있었는지는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앞서 햄버거병은 5일 서울중앙지검에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맥도날드 본사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되며 세상에 알려졌다.고소장을 제출한 피해 가족 측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만 4세 여자 어린이가 맥도날드 평택 GS매장에서 해피밀 세트를 먹은 후 2~3시간 뒤 복통, 구역, 설사 증상을 앓다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아동은 출혈성 장염에 이어 용혈성요독증후군(HUS·Hemolytic Uremic Syndrome), 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고 2개월간의 입원치료 끝에 퇴원했다. 하지만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배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하는 상태다.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햄버거를 제조 판매하는 11개 프랜차이즈 업체에 공문을 보내 고기 패티 관리와 조리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관악구 봉천동의 한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씨(22)는 “(햄버거병 소식을) 뉴스에서 봤지만 사실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며 “어린아이한테만 발생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그러면서 그는 “급하고 돈도 많지 않은 대학생에게는 (끼니를) 해결하기 이만큼 좋은 게 없다”며 “햄버거를 끊기는 힘들 것 같다”고 답했다. 잦은 출장 탓에 패스트푸드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최모씨(30·회사원)는 “햄버거가 몸에 안 좋다는 게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며 “끼니를 거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하지만 매장 밖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당분간 패스트푸드점을 찾을 생각이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6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조모씨(37·여)는 “맥도날드가 유명업체이고 해피밀이라는 어린이 세트도 있어서 일반 기업보다 더 믿은 점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아이의 건강과 인생을 해치는 결과가 나와서 너무나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이어 조씨는 “더 가슴 아픈 점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처가 책임회피에 급급한 것 같아 분노가 치민다”며 “앞으로 아이를 데리고 이용 안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정모씨(29·대학원생)도 “맥도날드가 조금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병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경각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매장 앞 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33)는 “가습기 살균제처럼 점점 아이들에게 위험요소가 많아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특히 먹거리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규제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