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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자수첩

숟가락 얹은 지자체에 밥상 뺏기지 말아야

김명수 기자 입력 2023.10.17 13:13 수정 2023.10.17 13:23

성주‧고령 취재본부장 김명수

우리나라 고대 정치체인 ‘가야’의 정체를 증명하는 가야고분군이 지난 달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최종 등재됐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은 7개 유산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으로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해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으로 3개 광역자치단체 내 7개 기초단체에 걸쳐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남철 고령군수도 강조했듯이 세계유산 등재가 끝이 아닌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이를 활용한 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세계유산협약에’ 따르면 ‘연속 유산의 경우 구성요소들의 통합관리를 담보하기 위한 관리체계나 메커니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어 앞으로 이들 7개 지자체에 산재한 가야고분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통합관리기구가 설치 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들 지자체간 통합관리기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 또한 치열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령군도 이 통합관리기구의 유치가 세계유산 등재 후 첫 걸음임을 강조하고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 고령군은 타 지자체에 앞서 이미 지난 2011년부터 등재를 추진해 사실상 세계유산 등재를 이끌어왔으며, 고령의 대가야는 후기 가야연맹의 맹주로 가야를 이끌어와 통합관리기구 유치를 위한 역사적 명분도 충분하다.

특히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 최고 지배층의 무덤군으로 700여기 이상의 봉토분이 분포해 있으며, 이는 가야고분군 전체 유산구역의 44%를 차지하는 고분군으로 규모면에서도 타 고분군에 비해 압도적이다.

이처럼 고령군이 통합관리기구 유치에 뛰어난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지금까지 보아왔듯이 여건이나 명분이 더 있다고 해서 각종 기관 등의 유치에 절대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었으며, 거기에는 정치적 영향력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할 우려가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고령군에서도 이 같은 현실을 이미 잘 인지하고 있겠지만 경북도 등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2년 동안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고령이 등재 이후 첫 발을 내딛는 중요한 상황에서 숟가락만 얹진 타 자치단체에 밥상을 빼앗기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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