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가 지난 13일 불법 외환거래를 돕고 대가로 금품과 접대를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수재 등)로 기소된 NH선물 팀장 A(42)씨에게 징역 4년 3개월과 벌금 9400만원을 선고했다.<관련기사 본지 4월 16·3월 20일자 참조>
아울러 같은 혐의로 기소된 차장 B(39)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400만 원을, 또 나머지 직원 3명에게는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 6개월∼1년에 집행유예를 선고하거나,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외국인 투자자와 공모해 지난 2019년 8월~작년 8월까지 파생상품 소요 자금인 것처럼 허위 내용의 자금 확인서를 첨부해 송금신청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은행을 속여 420차례에 걸쳐 5조 7845억 원 상당 외화를 해외로 송금한 혐의다.
또 외국인 투자자가 신고 없이 모두 411차례에 걸쳐 1조 2075억 원 상당 외환 거래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한 혐의다.
이 범행으로 외국인 투자자는 해외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한 뒤 그 차액인 일명 '김치 프리미엄'을 얻는 방법으로 7조 원대 가상자산을 거래해, 2500억 원 상당 수익을 챙겼다.
그 과정에서 A씨 등이 명품 시계와 가방, 현금 등 각각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씩 모두 1억 원이 넘는 금품과 접대를 받았다.
한ㅍㄴ 법원은 공소사실 중 A씨와 B씨의 금융기관 상대 업무방해 혐의, B씨 외국환거래법 위반 방조 혐의와 관련,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해야 할 금융기관 직원들로 명품과 향응 등을 제공받고 미신고 자금거래를 용이하게 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A씨는 관계기관 조사 당시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확인돼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윤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