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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질문조차 막아선 루이비통의 위세

뉴스1 기자 입력 2017.07.05 11:20 수정 2017.07.05 11:20

“질문 하세요. 전 그럼 제지할게요. 본인이 사진 찍기 싫으시다는 데 제가 왜 포토라인을 만들어 드려야 하죠?”경호책임자는 완강했다. 7일 오후 1시30분쯤 아르노 회장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예상보다 일찍 찾아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을 때 출구 인근에선 경호원들과 기자들 사이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기자들은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에게 질문 한두 개만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루이비통 측은 “지나갈 때 막아서진 말고 육성으로 해보시라” 했다. 포토라인을 요청하자 경호책임자로부터 “왜 그래야 하죠”라는 답이 돌아왔다.기자들은 ‘오늘 저녁 VIP리셉션에선 누굴 만날 예정인지’ ‘몇 개 면세점에 입점할 계획인지’ 등을 묻고 싶었다. 홍보대행사는 아르노 회장이 출구를 이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르노 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수십여분 후 아르노 회장이 다른 출구를 이용해 빠져나갔다고 전해 들었고 출구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은 단체로 새(?) 된 형국이 됐다. 국내 기업 총수 또는 유명 인사였다면 태연하게 이럴 수 있었을까.패션 분야 출입을 맡은 기자들에게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3대 명품’은 취재가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대행사에서 홍보를 전담한다는 이유를 대며 연락처 공개를 차단하고 있어서다. 이번 전시회 프리뷰에서도 본사 담당자를 만날 수 없었다.본사에 전화하면 홍보부서 번호조차 숨기며 “대행사를 통하시라”고 한다. 대행사에 가격 인상 이유 등을 물으면 “본사 정책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라거나 그냥 “모른다”고 한다. 공무원들에게도 금기가 된 ‘전화 돌리기’가 횡횡한다.명품 콧대가 높아진 이유는 ‘한국에선 그렇게 해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명품브랜드들은 비판·비난 여론이 일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수익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해서인지 ‘어차피 지나갈 일로 왜 귀찮게 하느냐’고 여기는 듯하다. 요즘 불황이 깊다지만 다수 명품브랜드는 오히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취재에도 불친절한 ‘갑(甲)’들이 ‘을(乙)’일 수밖에 없는 국내 기업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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