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신임 기술위원장에 김호곤 전 부회장이 선임되면서 축구대표팀을 이끌 새 감독 선임에도 가속화가 붙을 전망이다.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6일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을 대신해 김호곤 부회장을 새 기술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김호곤 기술위원장은 1970년대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과 서울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 올림픽,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대표팀 코치를 지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8강 진출을 이끌어 냈고, 울산 사령탑으로 있던 2012년에는 ‘철퇴축구’를 앞세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맛봤다. 2015년부터 축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 기술위원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감독이 아닌 국내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천명했다.그는 이 자리에서 “현재 한국축구가 위기다. 시간이 많이 없다. 새 감독은 성적, 경험, 전술 능력 등 모든 부분들이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선수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김 기술위원장의 말대로라면 새 감독을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다. 그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다. 허 부총재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오른 경력을 가지고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선수단 장악 능력이 뛰어나 짧은 기간에 대표팀을 안정시킬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정해성 수석코치가 대표팀에 남아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 수석코치는 허 부총재와 함께 2010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대다수의 축구인들 역시 허정무 부총재가 대표팀 감독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연세대 3년 선후배 사이인 김 기술위원장과 허 부총재는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등에서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축구계 관계자는 “축구협회가 김 부회장을 기술위원장에 앉힌 것은 허정무 부총재를 차기 감독으로 선임하기로 한 것과 같은 의미다”고 말했다.김 기술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감독 자리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백지상태서 시작하겠다”며 논란을 피해갔지만 대다수의 축구인들은 이변이 없는 한 허 부총재가 구원투수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돌려막기식 감독 선임’이라는 비판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깜짝 선임을 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 중 신태용 전 U-20 대표팀 감독과 최용수 전 장쑤쑤닝(중국)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거론되고 있다. 신 감독은 A대표팀에서 수석코치 경험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U-20 월드컵에서 16강에 그친 것이 흠이다. 최 감독은 선수단 장악 능력에 비해 대표팀 코치 경험이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만약 이들이 새 감독으로 낙점됐을 경우 코칭스태프 전면 개편도 불가피하다. 당장 오는 8월31일 이란과의 아시아최종예선 9차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코칭스태프들을 구성하고 팀 전력을 극대화시키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김 기술위원장은 “당장 이번주부터 여러 감독 후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겠다.늦어도 다음주에는 기술위원회를 열어 결정짓겠다”고 말했다.대대수의 축구인들은 이 같은 발언이 곧 허 부총재의 감독 선임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한 축구인은 “허 부총재로 이미 결정된 것 아니냐. 다른 변수는 없는 것 같다. 허 부총재가 감독이 된다면 축구협회는 이번에도 돌려막기식 감독 선임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