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27·메디힐)이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2승을 신고하는 동시에 세계랭킹 1위였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밀어내고 새로운 골프여왕에 등극했다. 한국 선수가 여자골프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신지애(29·스리본드), 박인비(29·KB금융그룹)에 이어 세 번째다.2006년 여자골프 랭킹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이래 1위 자리에 오른 선수는 모두 11명. 이 가운데 3명이 한국 선수로 여자골프 세계 최강국다운 위용을 자랑한다.그리고 전·현직 세계랭킹 1위인 유소연, 박인비, 신지애가 나란히 LPGA 투어 무대에 서며 메이저 사냥에 나선다.이들은 오는 30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올림피아 필즈 컨트리클럽(파71.6588야드)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에 출전한다.새 여왕 자리에 오른 유소연은 내친김에 2주 연속 우승은 물론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도 품에 안을 기세다. 이번 대회 우승을 한다면 꿈꿔왔던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유소연은 2011년 LPGA 투어 데뷔도 하기 전에 ‘US 여자 오픈’을 거머쥐었다. 지난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하며 통산 5승 중 메이저 2승을 달성했다.유소연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그랜드 슬래머가 되는 것이 꿈이기 때문에 남은 3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달 초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컷 탈락하며 64개 대회 연속 이어온 컷 통과 기록이 깨진 뒤 2주간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했다.복귀 후 첫 대회에서 코스레코드를 작성하는 등 신들린 샷감각을 뽐내며 곧바로 시즌 2승까지 거머쥐었다. 유소연의 우승 가능성은 각종 기록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올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를 평균 5야드 가량 늘렸음에도 정확도는 오히려 조금 더 좋아졌다. 그린적중률은 79.7%로 당당히 1위다. 평균 타수는 68.90타로 렉시 톰슨(미국·68.81타)에 근소한 차로 뒤진 2위다. 92위(29.80개)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퍼팅이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되지만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는다면 ‘아칸소 챔피언십’ 2라운드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일수 도 있다.유소연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메이저 사냥꾼’ 박인비다.박인비는 지난해 자신을 괴롭혔던 손가락 부상 속에서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더는 오를 곳이 없어 보이는 박인비는 복귀를 앞두고 “더 많은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통산 18승 가운데 7승을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장식한 박인비는 ‘KMPG 위민스 챔피언십’과 인연이 남다르다.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US여자오픈’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KPMG 위민스’에서 3년 연속 우승은 아니카 소렌스탐과 박인비 둘 뿐이다. 박세리도 3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연속 우승은 아니다. 박인비가 LPGA 통산 72승의 소렌스탐을 통산 승수에서 따라 잡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메이저 타이틀만 놓고 본다면 소렌스탐의 아성이 그리 높아 보이진 않는다. 박인비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메이저 트로피에서 소렌스탐(10승)에 2개 차로 접근한다. 큰 대회에서 놀라울 정도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박인비에게 메이저대회는 우승 경쟁을 위한 동기부여가 되기 충분하다.신지애도 특별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하면서 세계랭킹 1위를 경험한 3명의 한국 선수가 나란히 한 대회에 나선다. 신지애가 일본 무대에 정착하면서 이들 3명의 만남이 언제 또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의미를 더한다. 그렇다고 참가에 의의를 두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투어 통산 11승을 거둔 신지애는 모처럼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이들뿐 아니라 유소연에게 3주 만에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준 쭈타누깐과 85주 동안 1위 자리를 굳건히 하다 최근 3위까지 밀려난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명예 회복에 나선다. 통산 2승을 모두 메이저대회 승리로 장식한 전인지(23)도 준우승 징크스를 털고 시즌 첫 승을 거두겠다는 각오다.한 동안 부진을 거듭하다 지난달 ‘마이어 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기량을 회복한 디펜딩 챔피언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