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가뭄이 극심한 가운데 여기저기에서 가뭄극복을 위한 다양한 시책이 기후변화 시대에 대비한 물 관리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안동시의 노력은 벌써 10년 전부터 산에 웅덩이를 만들어 산림과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농업용수로 활용하였으며, 지난해에는 지하수나 용수원이 없는 한계농지에 빗물저장 탱크(빗물저금통)를 설치하여, 평소에 주변의 빗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집수하여 저장하였다가 가뭄 때에 스프링클러 호스로 살수하여 슬기롭게 가뭄을 극복하고 있다. 지난 보도 자료를 보면 고추밭 1,000㎡(300평)에 FRP 물탱크 10톤 정도를 설치하면 임시해갈이 가능하여, 수확이 줄어들 정도의 가뭄피해는 막을 수 있다고 하니 유비무환이란 말이 실감나는 모범사례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다른 지역의 우수 사례도 살펴보면 청주시의 경우에는 빗물저장 접이식 팩(물주머니)을 만들어서 농경지 비탈면이나 배수로 등을 1~2m 깊이로 파고 바닥에 넓게 깔아서 빗물을 집수하여 팩을 접는 방법으로 밀봉하여 저장하다가, 가뭄 때에 호스로 연결하여 살수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밭작물의 가뭄을 해소하고 있는 것도 감탄 할 일이고 전국적으로 확산시켜야 할 모범사례라고 본다.인천시에서도 2009년경에 15개의 산지에 139개의 웅덩이를 조성하여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고 가뭄극복을 추진한 선견지명이 돋보인다. 그 당시에 일부 시민단체에서 전시행정이라고 비판도 하였으나,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그야말로 지혜로운 물 관리 기법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산에 웅덩이가 있다면 가뭄이나 홍수예방 효과도 있지만 인천시의 목적은 조류나 포유류 등 야생 동식물의 서식까지 돕기 위한 사업이었다고 홍보한 것을 보니, 참으로 친환경적 치수사업으로 높이 평가 되어야 할 것이다.이렇게 높은 산에 물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흘러내리는 위치에너지와 자연정화작용으로 물이 맑아지는 효과를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 외에도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월출산 해발 700m 고지의 정상에는 바위 물웅덩이가 50여 개나 있어서, 개구리가 대량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활화산으로 생긴 산위의 호수이지만 물이 흘러내리면서 울창한 숲과 수많은 생물들이 활기차게 살아가는 것을 보고 배워서, 이제는 친환경 치수사업으로 산위에 크고 적은 인공 저수지를 만들어야 한다. 역발상이라 할까 산정호수는 가뭄과 홍수예방은 물론 산불예방까지 큰 도움이 되는 일석삼조의 놀라운 효과가 있다. 얼핏 생각해봐도 산정호수에서 사이펀 원리에 의한 무동력 스프링클러 방식으로, 산불 진화에도 이용될 수 있지 않을까 연구를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경이로운 발견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또한 최근에 와서는 안동시를 비롯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앞 다투어 빗물이용 조례제정과, 물 순환도시 조성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선진행정을 펼쳐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답답했던 친환경 치수정책에서 모처럼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이 세상에서 생명의 근원으로 대체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보면,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을 저장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친환경적으로 이용하는 지혜야말로 인간이 지속가능하게 살아가고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것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세계평균 800mm보다가 훨씬 많은 연간 1,200mm로서 국토면적 인구대비 1인당 연간 2,700톤이나 되지만, 이용가능 수량은 1,400톤으로서 UN이 정한 물 부족국가의 기준인 1,700톤 보다가 적고, 기후변화로 불과 5~6년 후에는 1,000톤 미만으로 줄어들어서 물 기근국가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국가와 지역의 존폐를 걸고 강수량 1,300mm의 빗물을 2/3이상 최대한 저장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하루빨리 구축해나가야 한다.지금처럼 1인당 2,700톤 강수량의 절반이나 그냥 흘려 보내놓고 가뭄타령을 하는 것은,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들이 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지상의 산이나 들에 저장해야 논밭으로 하천으로 흘러내리면서, 자연생태계를 살리고 자정작용으로 농공업용수와 생활용수로 무난하게 이용 할 수 있으며, 집중호우 때에는 산이나 들에서 일시적인 저류기능으로 지상이나 하천의 급류를 조절하여 홍수피해도 줄일 수 있는 자연의 이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점점 심해지고 있는 가뭄이나 홍수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각오로 치밀하게 준비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