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소집도 소용없었다. 슈틸리케호가 한 수 아래로 꼽히던 카타르에 덜미를 잡히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으로 패했다. 승점 13(4승1무3패)에서 제자리걸음을 한 한국은 3위 우즈베키스탄(4승4패·승점 12)에 1점 앞선 2위를 유지했다.카타르를 잡을 경우 비교적 손쉽게 남은 이란(8월31일), 우즈베키스탄전(9월5일)을 치를 수 있었지만 예상 밖 일격을 당하면서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이번 최종예선 원정경기 성적은 1무3패가 됐다. 한국이 카타르에 패한 것은 1984년 싱가포르 아시안컵 0-1 패배 이후 33년 만이다. 역대 전적은 5승2무2패가 됐다.한국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최전방에 두고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손흥민(토트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배치한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공격적인 운영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한국은 패스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 21분 이재성(전북)의 왼발 슛 전까지 크게 위협적인 장면은 없었다.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 25분 선제골을 빼앗겼다. 하산 알 하이도스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오른발로 마무리했다.곽태휘(서울)의 트래핑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손흥민의 부상까지 나왔다. 공중볼 경합 후 착지 과정에서 팔을 다친 손흥민은 전반 34분 이근호(강원)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손흥민 대신 측면에 자리한 이근호는 전반 40분 일대일 기회를 잡았으나 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43분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슛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페드로 미구엘에게 오른쪽 측면에 뚫리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하산 알 하이도스의 슛이 빗나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던 한국은 후반 6분 아크람 아피프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줬다. 이대일 패스 한 번으로 한국 수비벽을 뚫어낸 아피프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2-0을 만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을 빼고 황일수(제주)를 투입해 반격에 나섰다. 만회골은 기성용의 발끝에서 터졌다. 기성용은 후반 17분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로 차 넣어 카타르의 골문을 열었다. 한국의 이번 최종예선 첫 원정골이었다. 8분 뒤에는 황희찬의 A매치 마수걸이 득점까지 나왔다. 황희찬은 황일수의 헤딩 패스를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 2-2 동점을 만들었다. 흐름을 타는 듯 했던 한국은 수비 불안에 다시 한 번 발목을 잡혔다. 선제골의 주인공인 하산 알 하이도스는 후반 29분 권순태의 방어를 뚫고 세 번째 골을 이끌어냈다. 한국 수비진은 이번에도 패스 한 번에 맥없이 무너졌다. 한국은 남은 시간 남태희(레퀴야) 카드까지 꺼내들며 총공세에 나섰으나 만회골 없이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도하(카타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