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기획특집

말(馬)하면 영천, 두말(言) 필요 없는‘말 산업 1번지’

김경태 기자 입력 2023.05.24 11:30 수정 2023.05.25 10:26

승마에 경마까지, 지역발전 효자종목으로 우뚝
최고 말 융복합단지 ‘운주산승마조련센터’ 인기
선진 경마 문화의 장, 영천 경마공원 조성 박차


영천시 말죽거리 전경<영천시 제공>
↑↑운주산승마조련센터 ‘말문화체험관’ 개장-어린이 승마체험. <영천시 제공>
영천운주산승마조련센터 야간승마 강습반 운영<영천시 제공>



↑제43회 영천문화예술제 (마상재) <영천시 제공>

제9회 영천대마기 전국종합마술대회<영천시 제공>

↑영천 경마공원 기공식 모습<영천시 제공>

최기문 영천시장, 영천경마공원 건설현장 점검 모습, <영천시 제공>

축산과 레저가 결합된 복합 산업이자 환경오염을 거의 유발하지 않아 녹색산업으로도 불리는 말 산업은 농어촌의 신 성장 동력 중 하나다. 

정부도 말 산업 육성을 통해 농촌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2011년 세계 최초로 ‘말산업육성법’을 제정하고, 2012년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영천시는 이러한 국내 흐름에 발맞춰 말 산업 인프라 구축부터 다양한 컨텐츠 개발까지 꼼꼼하게 챙기며, 타 지자체와 구별되는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내륙 최초 말 산업 특구 지정부터 국내 최고의 영천경마공원 조성사업 착공까지 경마와 승마를 아우르는 명실상부 ‘말 산업 1번지’로 인정받고 있다.

▶말의 고장, 영천
영천시 신녕면은 조선시대 교통과 숙박의 기능을 담당한 지방 역원의 중심인 장수역이 있던 곳이다. 인근 경주와 울산 지역에 10여 개의 역을 거느리며 수십 마리의 말을 키웠다.

또한, 서울에서 일본으로 가는 조선통신사의 휴식처로써, 말을 타고 재주를 부리는 마상재가 금호강변에서 자주 열렸다. 말에게 먹이를 주고 편자를 교체하는 ‘말죽거리’ 지명도 현재 영천시장 인근에 남아있으며, 이 외 말 관련 지명이 30여 곳이나 된다.

1980년대까지 흔히 회자됐던 ‘잘 가는 말(馬)도, 못 가는 말(馬)도 영천장’이라는 말에는 경상도 3대 시장 중 한 곳인 영천장에 모든 말(馬)과 사람이 모여 붐볐다는 뜻이 담겨있기도 하다.

▶국내 최고 말 융복합단지 ‘운주산승마조련센터’
-탄탄한 인프라 구축으로 말 산업 발전의 초석 다져
2009년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운주산 승마장이 개장하며 ‘말=영천’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46억원을 들여 실내승마장, 실외대마장, 마사와 부대시설 등으로 조성되었는데, 그림 같은 산장과 산책로가 갖춰진 휴양림 속에 위치해 있어 힐링과 승마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후 2015년 6월 국내 제2호이자 내륙 최초 말 산업특구로 지정되면서 말 산업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농가에서 생산‧사육된 말과 경주마를 안전한 승용마로 조련하기 위해 2015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승용마 조련장은, 탄탄한 시설은 물론 체계적인 조련프로그램과 안정적인 유통체계로 한국형 전문승용마 공급의 전초기지로 평가받고 있다.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단연 2021년 개장한 말문화체험관이다. 전국 16개 공공승마장 중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최초의 가족승마체험 공간으로, 2019년 총사업비 15억원을 들여 마누리 카페, 교육 전시실, 유아놀이방 등 시설을 조성했다.

-자타공인 승마전문 시설에 전문인력 육성 두 마리 토끼 다 잡아
2017년 고용노동부지원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협력 교육장 및 말산업인력양성 국가시험 장소로 운주산승마조련센터가 지정됐다. 그 후 말산업 국가자격 재활승마지도사, 말조련사 실기뿐만 아니라 한국마사회 협력 그린승마존과 승용조련시설로 지정되며 자타공인 승마전문시설로 명성을 쌓고 있다.

-그린승마존: 안전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표준승마장 인증
말산업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도 앞장섰다. 2009년 개장 이후, 경북대학교 말 의학연구소, 대구대학교 말산업연구센터 공동설립에 더해 경북도, 한국마사회, 서울대학교, 한국말산업중앙회 및 학회, 대구시설관리공단, 농축협 등 사회적 기업과도 말산업 육성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말 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2020년에는 국내 최초 한국마사회의 경주퇴역마 관리 프로그램 조련시설로도 지정되기도 했다. 평균 수명이 25년 이상인 경주마는 불과 5~6세가 되면 경주에서 은퇴한다. 20여년 이상 수명이 남은 은퇴마들의 제2의 마생을 위해 연간 10여두의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하며 말산업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말 산업 대중화에도 앞장
승마의 대중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승마 인구 확대를 위해 2011년 114명으로 구성된 영천시민승마단을 창단한 데 이어, 공무원 승마아카데미 운영, 전 시민 말타기 운동, 2015년부터는 국민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승마를 배울 수 있도록 교육생을 모집해 승마강습을 운영했다. 2016년부터는 연간 4~5기, 기수별 20여명이 야간승마를 배우며 승마의 재미에 매료되고 있다.

말문화 체험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전용 승마체험과 포니레일 마차, 말 먹이 체험은 아이들이 말과 교감하며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아이들이 말과 친해지고 향후 미래 승마 인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생활체육승마 활성화에도 앞장섰다. 2007년 전국 최초 말 지구력 경기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전국승마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영천대마기 전국종합마술대회와 영천 말문화페스타를 동시 개최해 승마인과 비승마인이 화합하는 문화 컨텐츠를 개발‧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19일에 열린 제1회 영천시장배 승마대회는 전국에서 선수 200여 명과 마필 150여 필이 참가하고, 2,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등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영천 말 산업의 화룡점정, 선진 경마문화 이끌 영천경마공원 착공
영천경마공원 조성사업이 지난 해 9월, 2009년 12월 한국마사회 제4경마공원 후보지로 선정된 지 13년 만에 착공했다.

영천경마공원은 영천시 금호읍 성천리‧대미리, 청통면 대평리 일대 44만평 부지에 조성되며, 사업비 3,057억원, 총 2단계로 나누어 건설된다. 1단계로 조성될 경주로, 관람대, 마사, 동물병원, 수변공원 등 경마시설은 2026년 개장 할 예정이다.

영천경마공원이 조성될 부지는 국내 최대 규모로, 특히 경마관련 시설은 7만 5천평, 부지 전체 면적의 17%에 해당돼 향후 개발 계획에 따른 잠재적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강점이다.

경마공원이 계획대로 건설‧운영되면 레저세 징수에 따른 세입 증대는 물론, 1조 8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7,500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호주 멜번컵 개최일이 주정부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며 경마가 축제의 장으로 활용되고, 국왕이 참관하는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 월드컵은 세계 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고급 사교의 장이자 국제 비즈니스 공간으로 인정받고 있다. 영천경마공원 또한 이러한 경마 선진국의 문화를 접목해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세계적인 축제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최기문 영천시장 인터뷰
말은 경마, 승마, 관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성장 잠재력과 부가가치가 높다는 것이 강점이다.

국내 최초 운주산승마조련센터의 성공적인 운영, 내륙 최초 말 산업 특구 지정과 더불어 국내 최고의 경마공원 건설을 통해 말의 고장 영천이 다시 한 번 도약하고 있다.

말 산업이 일자리 창출과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지역 관광산업과 연계해 다양한 분야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이바지 하는 만큼, 영천시에서는 사육농가 육성, 말 산업 인력 양성과 시설기반 조성, 부가가치사업 발굴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김경태 기자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