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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남구 장기면 개발자문위가 지난 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달 30일 국방부와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간 협의는 전면 무효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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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군 사격장 사격훈련 재개를 놓고, 장기면 주민으로 구성된 단체인 장기면개발자문위원회와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장기면에서는 주민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포항 장기면개발자문위원회는 지난 3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방부는 주민과 협의 없이는 수성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지난 달 30일 장기면 전체 주민과 소통 없이 대표성을 잃어버린 반대위와 사격훈련 재개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이는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안보 상황 상 훈련을 재개해야 하는 군 입장은 이해하지만, 주민 합의 없이 체결한 민군 양해각서는 원천 무효"라며 "주민 전체 대표가 참여하는 민·관·군 협의체를 구성해야 하고 국방부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범시민 반대운동을 펴겠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달 30일 국방부는 '포항 수성사격장 반대대책위'와 수성사격장에서 해병대 사격훈련 재개, 민관군협의체 구성 노력 등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대책위는 우선 수성사격장에서 3주간 해병대 1사단 편제 화기 사격을 수용하기로 했으며, 이후 사격훈련은 국방부와 대책위간 합의를 거쳐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수성사격장을 둘러싼 '민-민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11월 국민권익위 중재안을 놓고도 주민 간 마찰이 빚어진 바 있다.
당시 권익위는 "수성사격장 인근 주민이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재안에는 주민 집단이주 및 소음 완충지대 조성, 소음 감소 대책 마련을 위한 용역추진, 숙원사업 지원 및 지역발전사업 추진, 해병대와 주한미군의 사격 훈련 여건 보장 등이 담겼다.
또한 권익위는 수성리 주민 약 50가구 100여 명이 집단 이주에 동의했고, 2022년 1월 민·관·군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진 뒤 포항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 구성원뿐 아니라 장기면 주민들이 중재안 수용과 거부 측으로 나뉘어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갈등을 빚었었다.
수성사격장은 1965년 포항 남구 장기면 수성리에 조성돼 해병대, 육군, 방위산업체 등이 사용해왔으나, 2020년부터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이 시작되자 주민들은 소음 진동에 따른 피해가 커졌다며 헬기 사격훈련 중단과 사격장 폐쇄·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따라 군은 2020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수성사격장에서 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