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한국 여자골프팀을 이끌 '감독'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가 올림픽 메달을 싹쓸이하고 싶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박세리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KEB외환은행 본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보다 감독으로 올림픽에 가게 돼 영광스럽고 선수 못지 않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목표는 올림픽 금·은·동메달을 다 가지고 오는 것"이라고 밝혔다.박세리는 지난 'US 여자 오픈'을 끝으로 미국에서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활을 모두 마무리했다.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 그는 다음달 개막하는 리우 올림픽에 한국 여자골프 국가대표팀 감독 자격으로 출전한다.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하면서 비록 선수는 아니지만 감독으로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박세리는 대표팀 맏언니이자 감독답게 선수들의 안전과 건강을 가장 우선으로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박세리는 "안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지카바이러스 뿐 아니라 브라질 현지가 그렇게 안전하지 않다"며 "안전에 대한 당부나 조언 등 주의해야할 사항만 전달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목표는 분명했다.박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금·은·동메달을 다 가지고 귀국하는 것"이라고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졌다.LPGA 투어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한국 여자골프답게 이번 올림픽에서도 세계 최강의 위용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한국 대표팀은 세계 랭킹 3위 박인비(28·KB금융그룹)를 비롯해 5위 김세영(23·미래에셋), 7위 양희영(27·PNS창호), 9위 전인지(22·하이트진로)까지 '톱10' 있는 선수들로 최강 전력을 꾸렸다.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국민적 기대감과 긴 이동 거리, 낯선 코스 등으로 인해 선수들 스스로 부담을 가질 수도 있어 뜻하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그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돌아왔을 때 따뜻하게 안아줬으면 한다. 기대한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돌아왔을 때 따뜻하게 안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박세리는 한국 대표팀의 올림픽 최대 라이벌로 교포 선수이자 뉴질랜드 대표로 올림픽에 나서는 리디아 고를 꼽았다. 그는 "리디아 고 선수가 굉장히 상승세다. 제일 라이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오는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는 박세리는 은퇴 후에도 후배들을 위한 길을 가겠다고 했다. 박세리는 "후배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과 대회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끝으로 '다시 태어나도 골프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다음 생애에는 남자로 태어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꿈을 펼치고 싶다"라는 말로 골프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