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안 뽑히는 것도 문제죠. 더 곤란한 것은 써먹을만 하면 나가고, 새로 뽑아서 일 좀 제대로 하면 또 나가고…. 괜찮은 사람 구하는 게 너무 힘드네요.” 중소기업 대부분은 경영 애로로 ‘구인난’을 첫손 꼽는다.사람 구하기가 어렵긴 진짜 어려운 모양이다.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말 중소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6.5%는 ‘이직 및 구인난 확대’를 경영상 가장 큰 고민이라고 꼽았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인부터 살피는 것이 순서.중소기업이 취업 희망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대기업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 새벽별 보고 출근해서 밤 늦게 퇴근하는 높은 노동강도, 수직적이다 못해 ‘주종적’인 조직문화 등이다.중소기업중앙회 조사를 좀 더 살펴보자.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지난 1994년 78.2% 수준이었지만, 12년이 흐른 지난해엔 62.9%까지 낮아졌다.대기업 직원들이 1000원을 받을 때 중소기업 직원들은 629원을 받았다는 이야기다.이는 미국(76.0%), 일본(79.0%), 독일(73.9%), 캐나다(71.0∼78.2%) 등 주요국가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근로시간은 더 심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2015년 기준 평균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멕시코(2246시간), 코스타리카(2230시간)에 이어 세 번째다. 직원들은 저임금 속에 묵묵히 고강도 노동을 제공했지만 정작 기업이 탄탄대로로 진입하고 나면 경영과실은 오롯이 오너만의 몫으로 넘겨진다.그렇지 않은 중소기업들도 있겠지만 이것이 우리나라 법인수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대다수 근로자들의 현실이다. 일부 사례에 국한되겠지만, 편법 승계가 불거진 기업들의 경우 예외없이 2세, 3세를 위한 일감몰아주기, 법인카드의 사적 활용, 기업자금의 사적 유용 등이 포착된다.중소기업 오너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삐딱한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일각에서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보장하는 경영환경이 아니어서 사업을 이어갈 수 없다면, 그 사업은 접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동시장이 경직된 한국사회에서 경영악화에 따른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는 기업 오너들의 주장은 일견 이해가 간다.하지만 어려운 시기엔 희생을 강요하고, 잘 나갈 때면 성장의 과실을 독식하는 오너가 있는 기업, 저임금과 장시간 근로에 절대 의존하는 기업에 훌륭한 인재가 뿌리내릴 수 있을까.중소기업계도 조금은 더 전향적 자세를 가질 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