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소비량은 연 2.8㎏으로 유럽연합(EU) 평균 18.3㎏이나 미국의 16㎏에 비하면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식생활의 차이도 있지만 치즈 가격이 5배 이상 비싸다는 것이 그만큼 소비를 제한하는 요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유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를 넘어섰다. 반려동물을 아끼는 사람들은 사료나 용품 가격이 사람의 식생활용품 가격 못지않아도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다.올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우유를 출시했다. 이 우유의 권장판매가격은 180㎖에 2300원이라고 하니 가격적으로 반려동물에게 치즈를 먹이려는 사람 또한 없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반려동물에게 치즈를 먹여도 되나'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한편으로는 사람도 비싸서 잘 못 먹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반려견에게 치즈를 먹여도 되는지 생각해보면 치즈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A, 필수지방산, 비타민 B군 등이 풍부해 훌륭한 간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우선 지방 함량이 높거나 마늘처럼 반려견에게 해로운 향신료가 함유된 치즈는 배탈이 날 수 있다.또한 우유에 비하면 유당 함량은 적지만 유당 소화 장애가 심한 반려견의 경우, 소량으로도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치즈를 처음 주었을 때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런 특이 체질을 제외한다면, 치즈를 주어도 좋은데 그럼 어떤 치즈를 먹이는 것이 좋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모짜렐라 치즈나 카테지 치즈처럼 저지방 치즈가 더 좋다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저염 치즈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저지방 저염 치즈를 선택하는 것은 비만과 배탈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적당량의 치즈는 반려견을 훈련시킬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또한 반려견에게 약을 먹어야 할 때 활용할 수도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아토피를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는 반려견 간식용 치즈를 개발하고 있다. 아토피는 전체 반려견의 10%가 고통 받고 있는 흔한 피부질환의 하나로, 반려동물 주인과 수의사가 평생 동안 해결책을 고민해야하는 난치성 질환이다.반려견 아토피는 항원에 특정한 면역단백질(IgE)이 면역세포(mast cell)의 수용체에 결합하면서 면역세포가 히스타민을 방출하고, 히스타민이 피부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항히스타민제가 히스타민 수용체에 경쟁자로 작용하므로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장기간 사용 시 효과 감소 및 부작용 때문에 최근의 반려동물 아토피 치료 임상 가이드라인에서는 항히스타민제를 권장하지 않는다. 지난해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비피더스균의 알레르기 저감 효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저널에 게재된 바 있다. 이 균이 생산하는 소포체내 단백질은 활성화된 면역세포(mast cell)를 사멸시켜 식품알레르기를 저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알레르기뿐 아니라, 아토피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아토피를 유발한 실험동물에서도 아토피 저감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현재는 이 비피더스균을 첨가한 치즈를 만들고 반려견을 대상으로 효과를 검증하고 있으며, 대사체 변화도 분석할 예정이다.이 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돼 반려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간식으로 활용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