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양새다.김현수는 엄격한 플래툰 시스템 적용을 받아 왼손 투수가 등판할 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다.가끔 우투수를 상대로 선발출장을 하지만 눈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들쭉날쭉한 출장으로 타격감을 좀처럼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결국 최근에는 우완 투수가 선발로 나서도 선발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볼티모어가 9일(한국시간) 올 시즌 31번째 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김현수가 선발 출전한 경기는 12경기 뿐이다.그는 지난해처럼 플래툰 시스템 적용을 받고 있다.지난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17타수 8안타)에 그친 뒤 구단으로부터 마이너리그행 압박을 받은 김현수는 계약 조항에 있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해 빅리그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벅 쇼월터 감독은 그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지난해 4월 한 달 동안 볼티모어가 치른 23경기에서 김현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6경기에 불과했다.그러나 김현수는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인상깊은 타격을 선보여 조금씩 쇼월터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여전히 플래툰 시스템의 굴레에 갇혀있었지만 점차 출전 기회를 늘리면서 95경기에 출전,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 36볼넷 36득점을 기록했다.지난해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김현수는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1(59타수 16안타) 1홈런 8타점으로 무난한 성적을 내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였다.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막상 시즌이 시작된 후에는 달랐다. 쇼월터 감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철저히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했다.우완 투수가 선발 출전할 때에만 김현수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했다. 김현수가 선발 출전한 12경기 모두 우완 투수가 선발 등판한 경기였다.지난해와 달리 김현수는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다가온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까지 16경기에서 타율이 0.227에 불과하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624으로 좋지 못했다. 김현수는 4월 한 달 동안 13경기에서 타율 0.257(35타수 9안타) 1홈런 3타점에 그쳤다. 장타는 2루타 1개와 홈런 1개 뿐이었다. OPS도 0.72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5월에 나선 3경기에서는 9타수 1안타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그다지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한 김현수는 우완 투수가 선발 등판했을 때에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 시작했다.지난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도 우완 투수 딜런 커비가 선발 등판했지만, 김현수는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김현수의 경쟁자인 조이 리카드(26)와 크레익 젠트리(34)도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리카드는 지난 8일까지 14경기에서 타율 0.286(35타수 10안타) 1타점에 출루율 0.306, 장타율 0.371로 고전하고 있다.젠트리는 28경기에서 타율 0.182(33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에 출루율 0.282, 장타율 0.303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반면 지난해 빅리그 무대를 밟은 트레이 맨시니(25)는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 중이다. 맨시니는 왼손 투수가 선발 등판할 때 주로 선발 출전하는 등 제한적인 기회를 얻으면서도 자신의 장타력을 아낌없이 과시했다.지난해 5경기에서 홈런 3개를 치며 장타력을 뽐낸 맨시니는 지난 8일까지 20경기에 나서 타율 0.297(64타수 19안타) 6홈런 18타점으로 장타력을 한껏 뽐냈다. 안타 19개 가운데 10개가 장타였다.맨시니는 출루율 0.313, 장타율 0.641을 기록해 OPS가 0.954에 달한다. 지난 7일 화이트삭스전에서 우완 투수가 선발 등판했음에도 맨시니는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맨시니의 활약에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김현수는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다시 주어질 기회를 기다려야하는 처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