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제3형사단독(부장판사 김지나)은 27일, 현관문을 실리콘 등으로 밀봉하고 7세 딸을 1년 6개월 가량 주거지에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부와 고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기소된 친부 A씨에게 징역 10개월, 고모 B씨와 C씨에게 각 징역 4개월을 선고하고 피고인들에게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각각 명령했다.
친부 A씨는 2018년 11월 초순경부터 2020년 4월 24일에 이르기까지 딸을 주거지 내에서 생활하게 하며 일체의 외부적 접촉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한 혐의다.
A·B·C 피고인들은 같은 기간 피해아동으로 하여금 '밖에는 나쁜 사람들이 있어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정상적 일상생활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 피해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도 받았다.
피해아동의 친부와 고모들은 주거지 내에서 피해아동을 보호·감독하면서 누군가 자신들을 감시하고 해를 끼치려 한다는 등의 생각에 주거지 현관문을 밀봉하고 외출을 하지 않는 상태로 지내며 피해아동 역시 일체의 바깥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사실상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지난 2020년 피해 아동이 의무교육인 초등학교 교육을 위해 입학해야 할 나이가 됐음에도 초등학교 예비 소집에 참석하지 않도록 하며 정상적 초등학교 입학이 이뤄질 수 없도록 했다. 피해아동의 상태 확인 등을 위해 초등학교 관계자 등이 실시한 가정방문 등에도 일체 불응했음은 물론, 이후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된 학교 수업에도 피해아동을 일체 참석시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범행 기간이 긴 점, 피해아동의 나이가 어려 보호자의 적절한 보호와 양육이 더욱 필요했던 점, 범행이 피해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면 죄책이 무거운 점 등을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안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