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근로자로 일하며 선술집 창업을 꿈꾸는 송모(25)씨. 선술집 사장이 되려는 그의 꿈은 언젠가는 반드시 이룰 수 있는 꿈일 것만 같았다.하지만 그의 앞에 놓여 진 현실은 그의 꿈을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만들었다. 창업을 위해서는 자금이 있어야 했지만 그의 통장에는 당장 입에 풀칠 한 돈 몇 만원이 전부였고 신용불량자라는 것 또한 그의 발목을 잡기 일쑤였다. 선술집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컴퓨터 게임을 하며 알게 된 친구인 이모(25)씨에게 돈을 빌리기로 결심했다.그는 이씨에게 돈을 빌려 자신의 꿈인 선술집을 차려 그곳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나중에 돈을 갚기로 한 것이다.이에 그는 이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는 “선술집 창업비용을 빌려주면 약간의 이자와 함께 원금을 한 달 후 갚겠다”며 이씨를 설득했다.친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이씨는 송씨의 부탁을 흔쾌히 허락했다. 이씨는 2014년 1월 자신의 명의를 이용해 대부업체에서 750만원을 대출 받아 송씨에게 송금했다.그러나 이씨가 마련해 준 750만원은 선술집을 열기에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다. 돈이 더 필요했다. 또 다시 이씨에게 돈을 부탁할 수는 없었다.이에 송씨는 돈을 마련하기 위한 묘책을 생각했다. 그는 돈을 빌려달라고 할 당시 받은 이씨의 주민등록증 사진 등을 이용해 이씨가 모르게 대부업체로부터 680만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그 돈으로도 선술집 창업에는 부족했고 더 이상 대출을 받기도 어려웠다.결국 송씨는 창업을 포기했다. 이씨로부터 빌린 돈도 갚을 수 없었다. 결국 대출받은 돈은 자신의 생활비와 스포츠토토 비용으로 탕진했다.송씨로부터 2년이 넘도록 돈을 받지 못한 이씨는 결국 경찰에 송씨를 고발했다. 경찰 고발 당시 이씨의 명의로 된 대출금은 이자가 붙어 어느새 3000만원이나 됐다.고발장을 접수 받은 경찰은 송씨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송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송씨를 검거했다. 마침내 이들의 돈독한 우정은 돈에 의해 깨졌다.대구 성서경찰서는 친구의 명의를 도용해 돈을 가로 챈 혐의(사기)로 송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친구 이씨의 명의를 이용해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친한 친구 사이인 이들의 우정은 돈에 의해 사라졌다”며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이 둘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대구/예춘호 기자sm1113@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