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지난해 12월 내려진 서울대공원 동물원 임시휴원 조치가 17일로 90일째를 맞았다.최근 조류 배설물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저병원성으로 판명나고 기온 상승으로 바이러스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이달 23일 이후에는 개장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지난 17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이달 9일 실시한 정기 분변 모니터링 결과 이곳에서 사육중인 두루미 배설물에서 저병원성 AI H7N7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저병원성인 H7N7형 바이러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전국 야생조류 분변검사에서 총 34건이 발견됐지만 고병원성으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또한 저병원성 AI가 나온 조류사 큰물새장은 관람객에게 개방하지 않는 격리장으로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곳이어서 다른 조류로의 감염 가능성도 낮다.이 때문에 서울대공원은 길게 잡아 14일이후에도 AI가 검출되지 않는다면 동물원 개장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AI 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고병원성 AI로 인한 이동제한 조치는 시료채취일 기준으로 닭은 7일, 오리는 14일 이후 검사결과 이상이 없으면 해제된다.저병원성 AI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으나 이 기준에 준해 AI 재발 우려를 차단한 뒤 개장하면 무리가 없을 것 이라는 게 대공원측 생각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저병원성 AI는 치사율이 거의 없다고 봐 국내에선 관련 지침이 없다”면서 “이달 9일을 기준으로 14일이 지나는 23일 이후부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게다가 고병원성 AI를 둘러싼 걱정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황새 2마리에 이어 노랑부리저어새 1마리가 폐사한 지난해 12월24일이후 고병원성 AI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조류사의 분변과 점막시료 등을 검사한 결과에서도 모두 고병원성 AI가 음성으로 나왔다.지난달초 조류사에 닭 등을 집어넣어 AI 바이러스 잔존 여부를 확인하는 '입식시험'을 진행했지만 한 달가량 지난 지금까지 AI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다.대신 대공원측은 동물원을 개장하려면 전국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물원내 조류사엔 문제가 없더라도 철새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실제로 심각 단계인 지난 1일 재개장을 했던 부산 낙동강 철새도래지 캠핑장은 AI 확산 우려에 불과 나흘 만에 문을 닫은 바 있다.따라서 서울대공원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위기경보 수준을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에서 ‘하향’ 조정하는 시점 이후를 재개장의 적기로 보고 있다. 대공원측 관계자는 “동물원 자체적으론 어느 정도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며 “여러 가능성이 남아 있어 본격적인 동물원 재개장은 정부가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에서 내려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