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권순향)는 지난 21일 다른 남자와 경제력을 비교했다는 이유로, 교제하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매장한 남성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과 사체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그러나 검사의 보호관찰명령 청구는 전자장치 부착명령 집행에 따라 보호관찰을 의무적으로 받게 된다는 점을 들어 기각했다.

법원에 따르면 피고인 A씨는 2021년 9월 29일 오후 8시 5분경 포항 남구 오천읍의 한 도로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피해자 B(42)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숨긴 혐의다.

함께 술을 마신 이들은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B씨가 "전남편 불러서 한 잔 더 하겠다"고 말하면서 다퉜다.

언쟁 이후 차에서 잠시 내린 B씨가 따라 내린 A씨에게 경제적인 능력 등에 대해 자신이 만나는 다른 남자와 비교하는 말을 했고, 이에 격분한 A씨가 B씨를 흉기를 휘둘러 사망케 했다.

A씨는 다음날인 9월 30일 오전 1시 50분경 포항 남구 동해면 야산에 B씨의 시신을 매장했다.

이후 A씨는 B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을 기다린다'는 내용의 카톡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A씨는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도 제거하는 치밀함도 보였으며, B씨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세차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다소 우발적으로 저지른 측면이 있으나, 살인범죄는 인간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다"며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고, 피고인은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 받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해 이 같이 판결한다"고 말했다. 차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