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검찰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에 연루된 북한 국적의 용의자 리정철을 북한으로 추방하겠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모하메드 아판디 알리 말레이 검찰총장은 "리정철이 김정남을 독성 신경작용제 VX를 이용해 살해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해 석방할 것"이라며 "유효한 여행허가서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으로 추방될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지난 1일 김정남 사건에 연루된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를 살해 혐의로 기소한 것과는 상반되는 조치다. 유죄가 입증되면 이들은 최고 사형까지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리정철은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17일 체포됐다. 구금기간은 오는 3일까지다.현지 IT회사에 다니는 리정철은 화학박사 학위를 소지한 전문가로 VX 제조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북한으로 도주한 다른 용의자들의 운전기사로 일하는 등 실무 지원을 담당했다는 의혹도 있다.최근 리동일 전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이 말레이에 파견돼 "체포된 북한 인민(리정철)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말레이 언론에 따르면 현재 세팡경찰서에 구금돼 있는 리정철은 오는 3일 북한으로 추방될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북한과의 무비자협정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다툭 세리 아흐마드 자히드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말레이시아 국민의 안전과 국가안보를 위해 6일부터 북한 방문자들을 위한 비자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