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장성한 두 아들이 캐나다 뱅쿠버에 새로 개업한 69층짜리 럼프 타워의 호텔과 콘도 개업식에 2월 28일 참석했다. 다양성과 정치적 진보 성향을 가지고 있는 뱅쿠버 시민들은 이 행사장 앞에서 "트럼프를 버려라"(Dump Trump)등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일부 시위대는 빌딩 입구를 포위한 채 구호를 외쳤으며 경찰과 검은 색 정장차림의 보안요원들은 이 초고층 건물로 통하는 인도 위에 줄지어 선 채 경비에 나섰다. 이 트럼프 타워는 매끈한 디자인으로 찬사를 받았지만 동시에 신임대통령으로서 트럼프의 사업상 이익이라는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면서 항의의 대상이 되었다. 그레고르 로버트슨 뱅쿠버 시장은 그 동안 이 타워에서 트럼프 이름을 제거하라고 로비를 해왔으며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비롯한 정책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 날 개업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 트럼프라는 이름은 이제 호화로움과 상류생활의 대명사가 아니라 인종차별, 성차별과 무자비함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역시 개업식 불참을 선언한 시 위원회의 케리 장 의원은 말했다. 이러한 논란과 항의시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두 아들은 뱅쿠버가 트럼프 기업의 새로운 장소로는 완벽한 곳이라고 말했다. "뱅쿠버는 세계적인 대도시이면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의 하나여서 트럼프 브랜드에 꼭 맞는 곳이다"라고 에릭 트럼프는 테이프 커팅 이전의 연설에서 말했다. 도널드 주니어 트럼프도 이 고층빌딩을 "건축계의 걸작품이며 트럼프 브랜드와 아버지의 이상을 실현한 세계적으로 상징적인 빌딩"이라고 말하면서 취재진을 향해서 "여러분이 와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 정말 여기서 기자들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 빌딩의 건설업자인 말레이시아의 주 킴 티아 역시 말레이시아 최고 갑부이며 트럼프처럼 부동산 개발로 큰 돈을 번 사업가의 아들로, 트럼프 형제는 그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을 하며 자기들처럼 가업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재단은 이 빌딩에 이름을 빌려주고 호텔의 경영을 맡았지만 빌딩 전체를 소유한 것은 아니다. 소유주인 주킴은 트럼프 재단과 이 빌딩의 계약을 끝낸 뒤에 트럼프가 정치에 뛰어드는 바람에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특히 뱅쿠버시의 지도자들이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서 엄청난 공포감을 느꼈지만 자신이 트럼프와의 계약에 묶이게 된( locked into )것을 이해해줘서 감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이름의 타워는 대부분 지역에서 분노의 대상이지만 이 신축호텔과 트럼프 이름의 빌딩은 일부 주민들에게는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통령과 호텔 주인은 별개"라면서도 대통령이란 사람이 배짱좋게 사업을 계속하는데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현했다. 뱅쿠버 시내 중심가의 6차선 대로변에 세워진 이 트럼프 타워는 산악지대와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입지에 호텔외에도 한 세대당 100만달러부터 시작되는 고가의 아파트와 콘도가 들어있다. 부시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정부에서 백악관 윤리위원회를 맡았던 법조인들은 트럼프가 두 아들에게 사업을 넘겨준 것은 결국 대통령직의 이해관계를 청산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법률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해외사업체들 역시 미 헌법의 대통령 보수규정과 충돌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미 헌법은 의회의 동의 없이 대통령등 공직자들이 외국 정부나 기업들로부터 보수나 금품의 선물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뱅쿠버(캐나다) = 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