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탄핵 결과를 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일단 양측 모두 헌재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탄핵 인용 결과가 나오면 승복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반면 '촛불 혁명' 등을 언급했던 야권에서는 헌재의 심판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아무래도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판단이 이 같은 주장에 감안된 듯 하다. 당초 헌재 결과 승복을 먼저 주창했던 쪽은 자유한국당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달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주승용,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한다는 구두합의를 주도한 바 있다. 하지만 심판 과정이 진행되며 강성 친박을 중심으로 탄핵 절차의 부당성을 강조하는 등, 헌재가 탄핵 인용 쪽으로 결론을 내릴 경우 이에 불복할 듯한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당내 대선주자 중 한 명인 김문수 비대위원은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중대한 위헌·위법이다' 긴급 세미나를 열고, "광장을 뒤덮은 민중혁명세력, 마녀사냥 특검으로부터 대통령을 보호해야 한다. 울부짖는 애국 시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당 지도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의 법률 위반 사실을 밝히고, 탄핵 기각을 당론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친박 핵심 김진태 의원도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넘어올 때부터 절차를 잘못 거쳤다고 하면 '빠꾸'하면 된다."며, "신문기사를 검찰 공소장이라고 첨부해서 탄핵을 의결했는데, 신문기사 자체가 증거가 안 된다. 전문 증거의 원칙이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공범이 기소됐으니 유죄라는 게 말이 되는가. 공소장은 검사의 의견이다. 전혀 공정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탄핵을 각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재 결과에 대한 불복 의사를 명시적으로 내비치지는 않았지만, 탄핵 인용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인 건 분명해 보인다.반면 탄핵 초기 강성 발언을 쏟아냈던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점차 태도가 누그러지는 모양새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국민들의 헌법 의식이 곧 헌법."이라며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런(기각)판결을 내린다면 다음은 혁명밖에 없다."고 강경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탄핵 결과 승복에 대한 질문에 "정치인들은 다 함께 승복해야 한다."고 발언하며 '통합'과 '화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탄핵 인용 쪽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라디오 방송을 통해 "헌재 결과에 대해선 촛불이든 태극기든 정치권이든 다 승복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 역시 "모든 국민들은 헌법적 절차에 따라야만 한다."며 탄핵 결과 승복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