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장관은 26일(현지시간) 북한이 신경작용제 VX를 사용해 김정남을 암살한 것은, 국제규범 위반이자 말레이시아에 대한 주권 침해 행위라고 규탄했다. 윤 장관은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와 군축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제네바에 도착, 공항에서 취재진에게 "군축회의 화학무기 협약을 군축회의 멤버인 북한이 또 다른 멤버인 말레이시아 영토 내에서 자행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주권침해 행위이자 국제규범 위반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은 "이번 회의는 유엔 군축회의 회원국인 북한이 중요 규범을 스스로 위반하고, 다른 회원국의 영토 주권을 침해한 측면에서, 회원국들이 과거와는 다른 생각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VX는 화학무기 협약에 금지된 화학무기로, 어느 나라도 사용을 자제했는데 북한이 사용한 것으로 최종 발표된다면, 그것은 국제규범에 대한 심각한 침해행위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윤 장관은 이어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군축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하게 됐다."며 "국제 인권문제와 안보문제에 있어 북한의 상황을 공론화해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끌어내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번 김정남 사건이 과거와 다른 측면에서 심각한 부분이 있다."며 "그동안 인권이사회와 유엔 총회, 유엔 안보리에서 다루어진 것에 추가해, 이번 사건이 담은 함의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아울러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이 북한의 개입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이미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에 많은 북한인이 연루돼 있고, 용의자들이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의 수배를 받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제 여론이 많은 우려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장관은 이번 제네바 방문에서 인권이사회 고위급회의와 군축회의 고위급회의에서 연이어 연설을 하며 북한의 실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킬 계획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