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한 가운데, 대권주자들의 목소리에 담긴 의도를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충북도립대학교 생체신호분석연구실 조동욱(59·의료전자학과) 교수가 대권 도전을 선언했거나,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대권 후보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음성을 분석해 27일 발표했다.◇문재인: 부드러움·신중함·신뢰감 추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tbs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했을 때 음성 샘플 10개를 분석한 결과, 발음의 정확성과 관련한 수치는 안 좋지만(지터 3.190%), 소음 대 배음 비(0.181㏈)는 과거(2.0대 후반)보다 좋아져 신뢰감을 주려는 것으로 분석됐다.음성에 실리는 에너지(59.196㏈)를 과거(70㏈ 후반)와 달리 작게 해 카리스마를 느끼게 하기 보다는 부드러움을 최대한 나타내려는 의도도 보였다. 과거와 달리 음 높이의 편차(139.031㎐)를 좀 더 크게 가져가 감정을 실어 소통하려는 의지도 드러냈다.말하는 속도도 기존의 분 당 300음절에서 200 중반 아래로 늦춰 신중함을 보여 주려는 것으로 풀이됐다.◇안희정: 젊음·즐거움·동조 이끌어내는 음성= 안희정 충남지사는 즉문즉답의 음성 샘플 10개를 분석한 결과, 높은 음 높이(170.367㎐)와 음성 톤의 활발한 변화로 젊음과 즐거움을 느끼게 하려는 음성으로 분석됐다. 음 높이는 높은 데 비해 음성에 실리는 에너지는 높지 않게(64.455㏈)하고, 말하는 내용도 듣는 사람이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콘텐츠를 동반해 유권자의 동조를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말끝을 짧게 해 거부감 없이 동조를 이끌어 낼 때 놓치기 쉬운 카리스마를 느끼게 하는 동시에 충청도 사람이란 지역성을 방지하려는 것으로도 풀이됐다.◇이재명: 역동성+안정감과 신중함 동시 추구= 이재명 성남시장은 올해 1월 KBS와 인터뷰한 음성 샘플 10개를 분석한 결과, 예전 보다 음 높이도 올라가고, 음 높이의 편차도 커졌으며, 음성에 실리는 에너지도 70㏈대로 올라가며 발화속도도 분당 304.801 음절로 빨라졌다.사용하는 단어는 강한 인상을 주는 단어보다 신중하고 안정된 느낌이 드는 것을 선택해 음성으로는 역동성을 추구하면서, 사용하는 단어는 안정감과 신중함을 느끼게 하는 양면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조 교수는 "이 시장의 기존 음성은 신중함, 안정감, 생각이 깊다는 것에 방점을 찍는 음성이었다"며 "이번 분석에서는 '운동화'의 이미지와 더불어 '역동적이며 발로 뛰는 후보' 임을 부각하는 데 방점을 둔 음성으로 분석됐다"고 했다.◇황교안: 안정감에 여심을 관통하는 목소리= 황교안 총리는 2017년 연두기자회견 때의 음성 샘플 10개를 분석한 결과, 안정감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낮은 음 높이, 편차가 적은 일정한 음 높이(99.028㎐)로 절대적으로 안정감을 추구한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낮은 목소리(평균 음 높이 107.720㎐)는 더 세련되고 매력적이며 섹시하다는 인상을 주고, 더 안정감을 주려는 것으로 해석됐다.목소리에 싣는 힘을 부드럽게(65.245㏈)해 안정감 추구와 함께 여심까지 자극하려는 것으로도 분석됐다.조동욱 교수는 "음성 분석요소 중 음색과 관련한 분석 요소는 크게 지터(%), 짐머(㏈), 소음 대 배음 비(㏈) 등이며, 이 수치가 작을수록 음색이 풍부하다고 평가한다."며 "음색이 풍부할수록 말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고 했다. 조 교수는 "일반적으로 대화를 통해 의사를 전달할 때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38%로 가장 높고, 표정 35%, 태도 20%이며 정작 중요한 콘텐츠는 7%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는 '메라비언의 법칙'이 있다."며 "표심을 자극해야 하는 대권 주자들은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가 중요한 선거 전략이고, 유권자도 대권 주자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말하는지가 중요한 일."이라고 음성 분석 배경을 설명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