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간 연장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리자 사회 각계에서 비판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27일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남정수 대변인은 "범죄를 파헤치고 처벌하기 위해 꾸려진 특검팀의 수사를 거부한 것은, 범죄 은폐에 동조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남 대변인은 "수사가 끝나지도 않았고, 처벌도 이뤄지지 않은 수사를 덮겠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면서 "국회에서는 특검법 개정안을 새로 발의해 수사를 이어가고, 황 권한대행의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황 권한대행의 특검 수사 연장 거부를 규탄하면서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김삼수 경실련 정치사법팀장은 "삼성을 제외한 대기업 수사는 시작조차 못했고,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도 이제 시작했을 뿐."이라며 "관제데모 등의 의혹은 손도 대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 다수가 요구한 수사기간 연장을 독단적으로 거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이번 수사 기간 연장 거부 결정은 황 권한대행이 스스로 국정농단을 비호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며 "국정을 수습하려고 맡겨둔 권한대행이 오히려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규정했다.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특검은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부분을 살펴보라고 꾸려졌었다"면서 "황 권한대행의 연장 거부는 진실을 밝혀내기를 거부한 처사"라고 비판했다.안 사무처장은 "결국 황 권한대행이 최순실 사태의 최대 공범이자 부역자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도 들었는데, 대선과 특검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시했다.퇴진행동과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당초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등지에서 탄핵 연장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이 연장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규탄 성격으로 기자회견 내용을 긴급히 변경했다.황 권한대행의 특검 수사 연장 거부 소식이 전해지면서 답답함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직장인 박정환(32)씨는 "관련자 구속은 시작이고 그 다음부터 철저하게 조사해야 하는데, 연장을 않고 끝난다니 너무 허무하다."며 "황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진실 규명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기도 인천에 사는 전하경(29·여)씨는 "국정농단이라는 중대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특검팀의 기간 연장은 당연한 것이었다."며 "연장을 거부한 것은 진상을 파헤칠 의지가 없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개탄했다.반면 보수·친박단체들은 특검 수사 종료를 환영한다는 반응을 내놨다.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 정광용 회장은 "특검이 워낙 많은 위법과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에 수사 기간 종료는 당연하다."며 "특검 관계자들이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가면 준비된 고소장을 제출해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예고했다.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 실장은 "황 권한대행의 판단을 우리는 존중한다."며 "특검팀은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정치적 편향성 문제 등 논란이 많았다."고 말했다.앞서 황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관계자를 통한 발표문에서 "오랜 고심 끝에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특검팀의 수사기간 요청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특검팀 활동은 28일부로 공식 종료되며, 진행하고 있던 수사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등으로 이첩돼 이뤄지게 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