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언 투어 통산 3승의 왕정훈(22)이 올 시즌 2승 이상을 목표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왕정훈은 2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국내 의류기업 애플라인드와 후원 계약 조인식을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에 2승을 했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러피언 투어 데뷔와 함께 2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한 왕정훈은 올 해도 출발이 좋다.2017년 첫 출격한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11위에 오르며 예열을 마친 그는 지난달 29일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시즌 첫 승이자 투어 통산 3승째를 거뒀다.어린 나이에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며 골프 실력을 키운 왕정훈은 2012년 나이 제한이 없는 중국프로골프(C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역대 최연소(16세)로 통과하며 프로 무대를 밟았다. 이후 아시아와 유럽, 남미 등을 오가며 닥치는 대로 대회에 출전했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지난해만 20개국 이상을 돌아다녔다는 왕정훈은 "아프리카나 중동의 날씨가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 코스 상태도 그렇고 퍼팅이나 숏게임이 잘 된다"며 "모든 선수가 그렇듯이 자신에게 맞는 코스가 있는데 아프리카나 중동이 나에게 그런 곳"이라고 평가했다. 워낙에 다양한 투어에 참가한 그에게 팬들은 '골프 유목민'이란 별칭을 붙였다.이 같은 별칭에 대해 왕정훈은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좋게 생각한다"며 "어렸을 때부터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고생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아버지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지만 그 때 고생한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던 것 같다"며 "고생은 했지만 다 보상 받는 느낌이다. 아버지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왕정훈은 어느덧 세계랭킹 42위까지 올랐다. 한국 남자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세계랭킹 50위 이내 들면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와 같은 특급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당장 내달 2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 출격한다.이 대회가 가장 욕심난다고 밝힌 왕정훈은 "큰 대회에 대한민국 선수로 출전하게돼 영광스럽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할 도리를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이 많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톱10' 내지는 우승까지 바라보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그러면서 "미국의 잔디가 유럽과 달리 많이 타이트하다고 들었다. 일정한 샷을 구사하기 위해 숏게임을 강화하고 퍼팅을 가다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왕정훈은 이날 조인식과 함께 앞으로 국내 토종 의류기업인 애플라인드의 옷을 입고 세계 무대를 누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