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62·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오는 9월1일 열리는 중국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 때문이다. 첫 경기 준비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한데 대규모 중국팬들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 11월 중국축구협회 소속 직원 3명이 대한축구협회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들의 요구조건은 딱 하나. 9월1일 경기의 표를 확보해달라는 것이다.구체적인 매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축구협회는 3만장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전은 최종예선 첫 경기인 만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중국측의 주장대로라면 전체 6만여석 중 절반 가량이 중국팬들로 채워지게 된다.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중국팬이 경기장을 찾을 수도 있다는 조짐이 이곳저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협회 사무실로 티켓을 언제부터 팔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여행사측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한국 여행 패키지로 판매된 것만 2만장이 넘는다. 한국에 있는 중국인들도 많으니 아마 경기장에 3만명이 넘는 중국팬들이 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렇다고 중국팬들의 티켓 구입을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국에 있는 중국 여행사들은 아르바이트까지 동원해 티켓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대량 매입을 저지할 방법은 전무하다. 붉은 악마석까지 구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에서 원정 경기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은 대한축구협회나 선수들 모두 원치 않는 일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중국팬들의 수를 줄이면서 경기장을 채우길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특별한 묘수를 찾지는 못한 상태다. 이 관계자는 "국내 팬들은 경기가 임박했을 때 티켓을 구매하는 경향이 많다. 보통 15~20일 전에 오픈하는 인터넷 예매를 조금 늦추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지도자 세미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자칫하면 홈 구장이 중국팬들로 뒤덮일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