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6일(현지시간) "지금은 국민의 뜻을 가로막을 때가 아니다"며 의회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발동안을 조속히 최종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블룸버그통신,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의 브렉시트 협상 발동안 수정 여부 토론을 앞두고 한 연설에서 "유럽 파트너들은 이제 협상을 원한다. 나 역시 그렇고 하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메이 총리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하원도 그렇게 얘기를 했다. 지금은 국민들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표출한 염원을 가로막을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EU 탈퇴를 진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 발동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순조롭게 마무리해 계획대로 3월 31일이 오기 전 '리스본 조약 50조'(브렉시트 협상 공식 개시)를 발동할 수 있길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이날 하원은 야권이 제안한 수정안들을 검토했다. 수정안에는 협상 내용에 대한 의회 심의 정기화, 영국 내 EU 국적자의 권리 보장, EU 단일 시장 잔류, 협상 종료 뒤 찬반 재투표 등의 내용이 들어갔다.하원은 이들 수정안의 승인 여부를 표결에 부쳤지만 모두 부결됐다. 메이 총리의 집권 보수당은 하원 다수당으로서 협상 발동안 승인을 주도하고 있다.보수당의 마크 하퍼 의원은 "법안은 단순한 것 하나를 추구한다. 총리에게 협상 과정을 시작할 법적 권한을 주자는 것"이라며 "법안은 어떤 식으로든 개선되거나 수정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브렉시트에 반대하던 의원 대부분은 이제 정부의 협상 개시를 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들은 대신 협상 과정에서 정부의 EU 단일시장-관세동맹 탈퇴 방침을 막겠다고 주장했다.하원은 논의를 계속 이어간 뒤 수정된 내용을 반영한 협상 발동안에 대해 8일 재표결을 한다. 일부 반발이 있긴 하지만 법안은 지난주 이미 표결을 통과한 만큼 이번에도 보수당 주도 아래 가결될 전망이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으로 넘어간다. 상원은 오는 20일부터 법안 토론을 시작한다. 보수당은 상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며, 상원에는 친 EU 성향 의원들이 많다.협상 발동 여부를 놓고 의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진 데도 국민투표로 결정한 브렉시트를 무를 수는 없다. 영국은 작년 6월 국민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EU 탈퇴를 결정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