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제임스 로바트 시애틀 연방지방법원 판사의 결정은 과연 재량권 남용에 해당할까.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현지시간) 제9연방항소법원이 반이민 행정명령 가처분소송 심리 과정에서 법적인 주장 못지않게 로바트 판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것이 판사의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법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앨라바마대학의 애덤 스테인먼 법대 교수는 "내가 로바트 판사였다면 반이민 행정명령에 일시적으로 제동을 걸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한 뒤 "하급법원의 판단에 약간의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로바트 판사는 지난 3일 워싱턴주의 세수를 빼았고, 사업을 방해하고, 가족들을 헤어지게 하고, 일부 대학 교수진과 학생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이민 행정명령의 법적 효력을 일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 결과 난민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중동 및 아프리카 7개국 여행을 금지한 행정명령은 당분간 법적 효력을 잃게 됐다. 미 법률가들은 이 같은 로바트 판사의 결정이 연방정부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것인지 등을 연방항소법원에서 두루 살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은 워싱턴 주정부가 난민이나 외국인에 대한 비자 거부 등에 반발한 근거가 없으며, 반이민 행정명령 또한 법적 결함이 없는 만큼 연방항소법원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주 보스턴 연방지방법원은 반이민 행정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트럼프 행정부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 사건을 맡았던 나다니엘 고튼 판사는 당시 판결문에서 이민 결정에 내재된 '섬세한 정책 판단'을 침해하기를 원치 않다고 밝혔다. 반면 로바트 판사는 반이민 행정명령이 헌법에 보장된 적법절차를 위배한 데다, 종교를 차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워싱턴 주의 손을 들어줬다. 따라서 연방항소법원은 로바트 판사의 판단이 적절한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연방항소법원이 로바트 판사의 판단에 힘을 실어줄 경우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가면서 법적 분쟁이 더욱 장기화 되고, 관련 다른 소송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