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고령 사회' 진입의 문턱에 선 가운데 고령층이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소비 생활과 여가를 즐기는 고령층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행정자치부가 최근 발표한 '2016년 12월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3.5%까지 치솟았다.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지 17년 만에 14%가 기준인 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셈이다.금융투자업계는 국내 고령친화 산업 시장 규모가 지난해 39조3000억원에서 2020년 72조8000억원으로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령층이 증가함에 따라 유통시장의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구매력 있는 실버세대들이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백화점 구매고객 중 60대 이상 노령층의 비율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60대 이상 구매비중이 2012년 9.1%에서 지난해 상반기 10.3%까지 늘었다.온라인 쇼핑과, 육아용품시장에서도 고령층의 구매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2015년 소비자 행태 조사'결과 50~60대의 월평균 카드사용액은 177만원이다. 30대 124만원, 40대 136만원에 비해서도 훨씬 큰 금액이다. 이들은 자신의 정기적인 운동을 위해 월평균 17만5000원을 쓰고 외모관리에는 월평균 8만7000원, 손주를 위해서는 8만2000원, 애완동물을 위해서는 7만7000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금융감독원 등의 조사에서도 가구당 평균 자산규모는 50대(50~59세)가 4억222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60대가 3억642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뒤를 이어 40대(3억3175만원), 30대(2억4007만원), 30세 미만(8998만원) 순이었다. 60세 이상 가구주 가계의 평균 소득 역시 2013년 월 269만원에서 2015년 300만원으로 늘었다. 업계는 실버세대의 구매력이 커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경제성장기에 부를 축적한 베이비부머들이 실버세대로 편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인 1955~1963년생들은 올해 기준 만 54~62세가 됐다. 민주화 과정과 고속성장기를 관통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학력과 경제력을 지니고 소비문화에도 익숙한 이들이 은퇴와 동시에 거대한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중요한 것은 고령층의 비율이 점차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통계청 인구 추계에 따르면 저출산이 이어지면서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5년에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게 된다. 또 2035년에는 전체 인구의 28.7%, 2045년에는 35.6%, 2055년에는 39.2%, 2065년에는 42.5%를 각각 차지할 전망이다.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고 고령친화 시장은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이같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