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성적표가 공개됐다.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된 1970년 이후 가장 긴 기간 동안 수출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면서 결국 58년 만에 2년 연속 수출 감소세를 기록했다. 다만 그동안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국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주력 품목의 단가까지 회복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는 2.9%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6년도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한 4955억4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4057억1600만 달러로 7.1% 줄었다. 무역수지는 890억2700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4억 3100만 달러 감소했다.지난해 수출은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로 전년대비 19.1% 감소를 보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품목의 물량 증가와 수출 단가가 회복하면서 수출 감소폭은 5월과 6월, 두 달 연속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지만 상반기에는 끝내 반전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꾸준한 수출 증가로 지난해 8월, 20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이후 11월을 시작으로 두 달 연속 수출 증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4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9% 증가하며 2014년 4분기 이후 2년 만에 '증가'로 전환됐다.이민우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연간 수출은 세계경제·교역 둔화와 주력품목 단가하락, 자동차 파업과 신형 스마트폰 단종 등으로 감소했으나 분기별 증감률은 지속 개선했다"고 설명했다.실제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12개 주력품목의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 대비 개선됐다. 화장품·의약품 등 유망소비재 수출 약진으로 13대 주력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달 화장품·의약품 수출이 전년대비 15.5% 증가하며 77.6%를 기록한 13대 주력품목 수출 비중이 올해에는 75.4%로 줄었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2.9%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는 "세계경제·교역 성장률 개선과 유가 상승,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주력품목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출이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특히 단가 상승과 수요 확대로 디스플레이·컴퓨터·석유제품·석유화학은 지난 해보다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5대 유망 소비재 인 화장품과 의약품 수출도 중화권 수출 증가세와 바이오시밀러 수출 본격화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높아지는 점은 수출 감소요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2005년 34.2%에 머물렀던 중국의 중간재 현지 조달률이 올해 10월 기준 44.6%까지 높아졌다"며 "중국의 해외 생산 비율까지 높아지는 등 우리나라 수출 회복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