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시대란 말도 이젠, 별의미가 없다. 인구 증가를 위해 모든 지자체가 재정을 투입해도, 인구가 늘기는 커녕 되레, 감소가 일쑤다. 지난달 통계청의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생아 수가 역대 최소인 7만 명대로 떨어졌다. 합계 출산율도 0.9명으로 추락했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자녀가 없는 2030세대 직장인 712명을 대상으로 ‘자녀 출산 의향’에 따르면, 2030세대 직장인 3명 중 1명은 자녀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 여성이 37.6%로 남성(28.1%)보다 10%p 가까이 높았다. 현재 미혼인 경우 35.6%가 자녀를 낳을 생각이 없다고 답해, 기혼(20.5%)보다 현저하게 높았다. 2030세대들은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이유로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서’(57.9%,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육아의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 커서’(52.9%)가 바로 뒤를 이었다. ‘일과 병행이 어려워서’(41.3%), ‘아이에게 잘해줄 자신이 없어서’(34.6%),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31.3%),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 것 같아서’(30%) 등의 순이었다. 자녀를 낳을 생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240명) 중 62.5%는 우리나라도 북유럽 국가들처럼 육아에 필요한 인프라 및 적절한 지원을 갖춘다면, 자녀를 낳을 생각이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출생아 수는 2만 4,378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8명(-10.1%) 줄었다. 3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1년 이래 역대 최저였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5.6명이었다. 3월 기준으로 조출생률이 5명대로 떨어진 것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3월 사망자 수는 전년 2만 4,983명보다 895명(3.6%) 늘어난 2만 5,879명이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조사망률은 6.0명이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 증가분은 -1,501명이다. 지난해 11월(-1,682명)부터 자연증가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래 12월(-5,628명), 올해 1월(-1,653명), 2월(-2,565명) 등 5개월째 자연감소가 이어졌다.
위 같은 통계를 볼 땐, 경북도의 인구감소 및 저출산 대응사업 공모 선정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 지난 16일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인구감소 및 저출산 대응사업’ 공모에 군위군의 ‘청년공유 문화금고 조성사업’이 최종 선정돼, 4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 및 저출산 대응 공모사업’은 지역의 인구감소 위기대응을 위해, 지역 활력의 핵심 주체인 청·장년의 정착을 위한 지역 맞춤형 정책을 발굴해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5월 전국 34개 지자체가 제출한 사업을 대상으로 서류 및 현장 심사, 최종 심사를 거쳐, 인구 감소분야에 경북 군위군, 강원 고성군, 충남 부여군, 충남 청양군, 전북 남원시의 5개 사업이 최종 선정 됐다.
이번에 선정된 군위군의 ‘청년공유 문화금고 조성사업’은 총사업비 10억 원을 투입해, 군위군 우보면 일원에 소통 공간, 협업공방, 미디어 크리에이터실 등을 조성한다. 농촌에서 희망을 꿈꾸는 청년들의 공유 거점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특히,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배경이 된 군위에 옛 새마을금고 건물을 활용한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한다. 청년들의 농촌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정착을 도모한다. 경북도는 2016년 이후 5년 연속 저출산 및 인구감소 관련 중앙 공모에 선정되어, 10개 시·군 56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올해 행정안전부 신규 사업인 ‘인구감소 지역 프로그램 지원 사업’에도 2개 시·군(문경, 군위)이 선정되는 등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다양한 정책을 적극 발굴해 지원했다.
이원경 경북도 아이여성행복국장은 “감소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참신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원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산·아이 키우기는 북유럽의 복지를 벤치마킹 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