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크리스마스를 망친 제26호 태풍 '녹텐’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26일 필리핀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루손섬 남부를 가로지르는 과정에서 다소 약해진 녹텐은 섬 중부 칼라바르손 지역을 향해 북서쪽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이날 미 해군 기상청은 앞서 슈퍼태풍으로 분류했던 녹텐을 한 등급 아래의 일반 태풍으로 격하했다. 그러나 여전히 최대 시속 250㎞, 평균 시속 150㎞의 바람을 유지하고 있다.필리핀기상청은 녹텐이 루손섬 남부 지역을 지나 서쪽으로 향하고 있다며 태풍의 눈을 중심으로 근방 400㎞에 폭우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보했다.기상청에 따르면 녹텐은 이날 남중국해 방면으로 빠지기 전 수도 마닐라 인근을 타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루손섬 남부 시에라마드레 산맥을 지나며 약해질 전망이다.26일 오전 4시 기준 태풍의 눈은 비사얀 제도 북부 롬블론에서 북쪽으로 85㎞ 지점에 위치했다.지난 25일 오후 6시30분께 카탄두아네스 주에 상륙한 녹텐은 이어 11시30분께 남카마리네스 주를 강타했다.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1000가구 이상이 '긴박한 위험·재난상태’로 선언된 카탄두아네스 주에서 대피했다. 남카마리네스 주 주지사는 지난 24일 "당일 오후 7시까지 약 5만 가구의 대피가 예정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인명피해는 없다. 필리핀은 지난 65년 동안 크리스마스 기간에 일곱 차례의 태풍을 겪었다. 최근에도 꾸준히 태풍 피해에 시달렸다. 특히 2013년 세계 최악의 재해 중 하나로 꼽히는 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최소 6000명이 죽고 3만 여 명이 다쳤다.당시 최소 100만 가구가 태풍의 영향을 받아 400만 명에 달하는 이재민과 129억 달러(약 15조5445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