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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사막의 물장사

안진우 기자 입력 2020.05.05 16:08 수정 2020.05.05 16:08

김 시 종 시인
국제PEN 한국본부 자문위원

사막의 물장사! 직업 중 최상의 사막에 짝 맞는 직업이 아닐 수 없다. 사막에서 물장수를 하자면, 물이 퐁퐁 솟는 샘(우물)이 있어야 한다. 사막의 샘은 나무 밑에 있다. 사막에 잘 자라는 나무가 야자나무, 야자나무가 우물곁을 지키는 나무다. 사막의 샘물은 야자나무 뿌리에 저장한 물을 샘에 제공해 주어, 뜨거운 사막에서도 시원한 샘물이 계속 공급되는 것이다.
사막에서 오랜 세월을 물장사 하는 사내가, 어느 날 손바닥을 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고 기뻐했다. 깜짝쇼를 더욱 실감나게 하기 위해, 자기의 계획을 아내에게도 비밀로 했다. 내가 왜 그걸 진작 몰랐을까? 야자나무가 있어, 샘물을 많이 먹고 축내니 야자나무를 베면, 샘물이 더욱 불어나 물을 더 많이 팔아, 벼락부자가 될 것 같았다. 도끼로 사정없이 야자나무를 찍어 넘겼다. 야자나무가 넘어지자 샘물이 땡볕에 드러나, 샘물이 며칠 안지나 바짝 마르고, 샘 바닥도 사막이 되고 말았다.
어리석고 배은망덕한 물장사 사내는 물이 없어서 물장사도 못하고 자기가 마실 물도 없어, 며칠 못가 죽고 말았다.
사막 한가운데 샘물이 있었던 것은, 야자나무가 뿌리에 물을 저장하고 샘물의 공급원이 되어주어, 물장수는 사막에서 돈도 잘 벌고 편히 살 수 있었던 것이다. 사막의 물장수같이 이기적이고 배은망덕한 사람은, 세계 도처에 무수하게 많다. 우리 주변에도 이웃의 은혜를 망각하고, 배은망덕한 짓을 예사로 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우리 주변엔 자기보다 잘 사는 사람, 자기보다 슬기로운 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해코지하고 적대시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필자는 가난한 농가에 유복자로 태어나 아버지가 내가 태어나기 여섯달전에 병으로 돌아가셔서, 평생을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살고 있다. 땅 한떼기 없는 완벽한 가난에 아버지조차 안계시니, 어머니와 우리 3남매는 살아가는 길에 고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배가 고프고, 학비에 쪼달리고, 수학여행 같은 것은, 먼 달나라 이야기였지만, 나보다 잘 사는 사람을 시기하거나 저주해 본 일이 한번도 없다. 내가 못사는 것은, 내 팔자가 사납기 때문이지, 부자탓에 내가 고생한다는 곡해(오해)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가 가진 것이 없으니, 굳건한 자립정신을 가지고, 아버지 역할까지 하여, 교육대학도 고학(苦學)으로 졸업하고, 문교부 시행 중등 준교사 자격고시 검정에 응시하여 단발명중(당년합격)하고, 중앙일보 신춘문예에도 응모하여 467:1의 관문을 통과하여 당선 시인이 되고(25세 시절), 불우한 운명을 원망 않고 감수하여, 국공립중·고등학교 교장이 되고, 퇴직할 때는 황조근정훈장(2등급)을 받았다.
국가 경제가 유족하게 되자면, 국민들이 기업가의 노고를 인정하고,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업가의 성공이 국가 경제발전으로 직결되고, 고용창출이 제대로 되어야, 청장년 취업이 순조롭게 되는 것이다. 정의롭게 국민들이 살아야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들도 행복을 누리게 됨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남의 은혜를 제대로 아는 국민이 진짜 슬기로운 국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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