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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디지털 성범죄 피해, 안심하고 신고하세요

안진우 기자 입력 2020.04.26 17:52 수정 2020.04.26 17:52

박 광 수
대구경찰청 여성보호계장

최근 ‘n번방’ 사건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의 심각성이 이슈화되면서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달 26일 지방청과 각 경찰서에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단’을 설치, 가해자에 대한 엄정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는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가해자의 범죄의식을 약화시키고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한번 유포된다. 언제·어디까지 유포됐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피해자에게는 심각한 불안과 고통을 준다.
피해자들은 피해영상물 유포에 대한 걱정, 가족 등 주변에 알려지는 두려움 등으로 수사기관은 물론 가족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 디지털 성범죄는 고도의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악성 범죄로 피해자 개인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경찰에 상담과 신고를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다양한 신고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각 경찰관서 홈페이지 ‘피해신고 팝업창’과 ‘배너’를 통해 사이버범죄 신고 코너로 연결된다. ‘카카오톡 채널’(대구경찰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단)을 개설, 채팅이나 전화로 24시간 상시 신고 및 상담 접수 체계를 갖췄다. ‘112’와 ‘117’, ‘여성긴급전화 1366’를 통해 신고해도 특별수사단으로 바로 접수되도록 했다.
피해신고를 하면 전담 여성경찰관이 피해자를 보호·지원한다. 상담부터 사건 종결 시까지 피해자에 대해 수사·신변 보호와 전문기관 연계를 통한 피해영상물 삭제·법률·심리·경제적 지원을 전담한다.
여기에 피해자 보호 전담팀을 구성, 피해자 보호·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촘촘히 살피고 필요한 지원방안을 함께 논의한다. 피해자는 여경 조사관으로부터 개인신상 노출방지를 위해 가명으로 조사를 받을 수 있고 가족 등 신뢰관계자가 조사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국선변호인의 무료 법률지원도 받을 수 있다.
가해자의 보복이 우려되는 경우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할 수 있다. 가해자 경고를 비롯해 스마트워치(긴급신고가 가능한 시계 형태의 위치추적장치) 대여, 임시숙소 제공, 주거지 맞춤형 순찰 등 여러 가지 신변보호조치가 있다.
피해영상물은 철저히 보안이 유지돼 담당 조사관 외에는 누구에게도 공개되지 않으며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로부터 피해영상물 삭제지원과 재유포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을 받을 수 있다.
여성긴급전화 등 전문기관은 임시주거시설(쉼터)제공, 심리상담·치료 및 치료비·긴급생계비·학자금 지급 등 심리·경제적 지원을 한다.
특히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돼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경우, 지자체 주민센터를 통해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이 가능하다.
범인 검거로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가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해자 처벌과 함께 전 국민의 인식개선도 동반돼야 한다. 불법촬영이나 유포행위가 중대한 범죄임을 인식하고 ▲불법촬영물 내려받지 않기 ▲시청하지 않기 ▲유포하지 않기를 적극 실천하고 동참해야 한다.
피해자는 두려워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모든 역량을 투입하여 불법행위자에게는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고, 피해자에게는 끝까지 함께하며 피해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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