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정에서의 사소한 다툼이 비극으로 치닫는 사례를 인터넷, TV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각박한 분위기 속에서 가족 간 교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이로 인한 대화단절 등 복합적인 이유로 가족 간 갈등이 점차 증가하고, 이는 결국 가정폭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갈수록 늘어만 가는 가정폭력범죄는 현대사회가 당면한 심각한 문제이다.
더군다나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외출을 줄이고 각종 행사 및 모임 자제 등을 권고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가정 내 생활시간이 늘어난 현 상황에서 가정폭력의 우려는 자연스레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가정폭력이 발생하는 주원인은 무엇일까? 인간은 사회의 동물이기에, 가장 기본적인 가족 구성원을 비롯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우리는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며, 그 의견들이 충돌할 때 비로소 다툼과 갈등이 발생한다.
가정은 외부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갈등을 치유하고 지친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보금자리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대사회의 특성상 그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로 인한 가정 내 다툼이 다툼에서 그치지 못한 채 서로 간의 억눌렸던 감정이 폭발하면 이는 곧 가정폭력범죄로 이어지고, 나아가 걷잡을 수 없는 끔찍한 강력사건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가정폭력으로 인한 112신고는 매년 20만 건 이상이며, 2017년에는 28만 건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기록했다. 경찰에서도 이와 같은 가정폭력 및 학대범죄의 예방책으로, 2016년 4월부터 APO(Anti-abuse police officer)를 발족하여 상습 신고가정을 재발우려가정으로 선정하여 지속적인 관리, 가정방문 및 전화 모니터링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쉼터 연계, 각종 보호조치, 취업 알선, 의료서비스 제공, 복지서비스 등 사후지원을 포함하여 다각도로 가정폭력 및 학대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도 분명 가정폭력 예방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예방책은 앞서 언급했듯이 당사자 간 발생하는 갈등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갈등을 줄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말’이다.
사과라는 뜻의 영단어 ‘apology’는 ‘그릇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말’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우리 옛말인 ‘지는게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말 속에도 양보하고 배려하는 말이 가지는 힘과 그 중요성에 대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가 사람을 웃게 하고, 또 사람을 울게 한다. 듣는 사람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좌절과 슬픔을 주기도 한다. 말은 머리에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도 새겨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지는 힘은 생각보다 위대하다.
현대사회의 가정폭력범죄을 예방할 근본적인 해결책, 작은 말 한마디에서 시작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감동을 주는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이 화목한 가정으로 가는 마스터 키(Master key)이다.
시린 겨울을 뒤로하고 어느새 찾아온 따뜻한 봄처럼, 가족에게 건네는 가슴 따뜻한 말 한마디가 우리의 행복한 가정을 지켜 줄 것이다.